[사설] 불신 자초한 서울시교육청의 유치원 정책

[사설] 불신 자초한 서울시교육청의 유치원 정책

입력 2015-01-25 23:52
수정 2015-01-26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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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결국 유치원 중복 지원자 합격 취소 방침을 철회했다. 지난해 11월 서둘러 도입한 가·나·다군별 지원 및 추첨제도를 백지 상태에서 다시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유치원 입학 경쟁률은 그동안 복수 지원의 무제한 허용으로 수백 대 1로 치솟기 일쑤였다. 합격자 발표 이후에는 중복 합격자의 등록 포기에 따른 재충원으로 사회적 낭비도 컸다. 그렇다 해도 서울시교육청이 현실성은 따져 보지도 않은 채 원아 모집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새로운 제도를 도입한 것은 무리수였다. 학부모들은 크게 반발했지만 서울시교육청은 마지막까지 중복 지원자를 불합격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그런데 합격자가 가려진 이후 사립 유치원들이 지원자 명단 제출을 거부하면서 ‘없었던 일’이 된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방침을 충실히 따른 학부모들만 바보가 된 꼴이다. 이렇게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지 못한 학부모들의 분노는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혼란은 예고됐던 것이나 다름없다. 서울시교육청은 유치원 지원자 명단을 받아 중복 지원을 가려내고, 등록 단계에서도 중복 지원자는 합격을 취소하겠다고 줄곧 강조해 왔다. 하지만 적지 않은 사립 유치원은 처음부터 지원자 명단을 제출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표해 놓은 상태였다. 교육부 또한 중복 지원을 이유로 합격을 취소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는 없다고 했다. 서울시교육청이 교육부와 사전 협의도 없이 무리하게 추진한 정책이라는 뜻이다. 일처리 과정을 보면 소신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유치원 단체들이 중복 지원자 합격을 취소하면 혼란이 일어나고, 추가 모집을 하면 유치원 업무를 제대로 볼 수 없다는 뜻을 밝히자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학부모가 아닌 유치원 단체의 압력에 굴복했다는 뜻이니 어이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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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은 실무 추진을 위한 특별팀을 곧 구성해 8월쯤 새로운 방안을 발표할 방침이라고 한다. 어떤 정책을 내놓든 이해 당사자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합리성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다. 무엇보다 서울의 경우 유치원 정원과 입학 희망자 수가 비교적 균형을 이루고 있음에도 해마다 입학 대란이 빚어지는 이유는 교육청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신뢰도 높은 국공립 유치원을 늘리는 한편 교육 환경 격차는 줄여야 한다. 결국 예산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렇다면 교육부와의 소통은 회피하기보다 오히려 강화해야 하는 것이 서울시교육청의 과제가 아닌가.

2015-01-2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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