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급 인턴은 또 다른 형태의 임금 착취다

[사설] 무급 인턴은 또 다른 형태의 임금 착취다

입력 2014-11-29 00:00
수정 2014-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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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민간정책연구기관인 동아시아연구원 무급 인턴 모집이 도마에 올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대학(원)생을 호구로 여긴다는 식의 글이 줄을 이었다. 연구원의 모집 공고에 따르면 선발된 인턴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사뭇 장시간 근무하도록 돼 있다. 대외협력팀에서는 국내외 콘퍼런스 등 행사 진행 및 기획 업무를, 여론분석연구팀에서는 국민·국제여론조사 등의 일을 한다. 하지만 별도의 보수는 없다. 문제는 이런 정규 근로와 유사한 ‘상시적’ 업무를 무급 인턴에게 맡겨도 되느냐 하는 것이다. 노동계 일각에서는 ‘실질 업무’에 가깝다며 마땅히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무급 인턴은 노동 착취요, 임금 착취다. 그러나 동아시아연구원 인턴 운용의 경우 교육·역량강화 프로그램에 무게를 둔 측면이 없지 않은 만큼 일방적으로 매도할 수만은 없다. 취업 스펙을 위해서라면 섶을 지고 불속으로라도 뛰어들어 가려 하는 게 요즘 청춘 풍속도다. 연구원 측으로서는 이 같은 청년 취업난 시대에 손쉽게 편승해 온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무급 인턴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1년에는 ‘시민들에 의한 싱크탱크’를 자임하는 희망제작소에서 인턴들에게 점심값 5000원만 주고 직원과 같은 일을 시켰다고 해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당시 상임이사였던 박원순 서울시장의 해명 논리는 지금도 종종 입길에 오른다. “우리는 월급은 주지 못하지만 꿈을 주고 비전을 주고 사랑을 준다”는 것인데 받아들이기에 따라서는 돈을 주고도 배우는데 보수가 뭐 그리 대수냐 하는 말로도 들린다. 취업에 도움이 될까 해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무보수 인턴을 하고 한편으로는 또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 전선에 나서야 하는 청춘이 부지기수다. 그나마 약발 있는 ‘꿀 인턴’은 힘있는 계층 자녀의 전유물이 되다시피 하고 있으니 이쯤 되면 인턴제 자체를 완전히 뜯어고쳐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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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급 인턴은 입법 사각지대의 피해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행법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해 보수를 지급해야 마땅할 인턴까지 무보수로 끌어다 쓰는 잘못된 관행은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 무급 또는 쥐꼬리만 한 돈을 주면서 취업 준비생을 착취하는 갑질 행태를 풍자하는 ‘열정 페이’라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젊은 세대에 부당한 희생을 강요하는 무급 인턴이라면 기득권 세력의 탐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비정상의 정상화가 시급하다.

2014-11-2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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