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복지증세’ 하더라도 서민 부담 덜어야

[사설] ‘복지증세’ 하더라도 서민 부담 덜어야

입력 2014-09-15 00:00
수정 2014-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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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담뱃값 인상을 밝힌 지 하루 만인 12일 지방세를 올리는 지방세 개편안을 발표해 서민의 세금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주민세와 자동차세(자가용 제외)를 올리고, 지방세 감면 혜택을 줄이는 게 골자다. 크게 늘어난 보편적 복지 수요에 따른 부족한 세수를 확보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1인당 2000원∼1만원인 지금의 주민세 부담은 2년 뒤엔 1만~2만원 정도로 오르게 된다. 이를 모두 합하면 담뱃값 인상에서 2조 8000억원, 지방세 증세 4000억원, 지방세 감면 혜택 축소에서 1조원 등 4조원 이상의 세수가 늘어난다.

정부로서는 어느 때보다 세수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를 기점으로 기초연금, 무상보육 도입 등 복지 예산이 큰 폭으로 늘어 돈 쓸 곳은 많아졌지만 경기 부진으로 세수는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예산을 집행하는 지자체들은 지난해 8조 5000억원의 세수 결손을 냈고, 올해도 세수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기초단체의 올해 재정 자립도는 평균 30%대로 떨어져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그동안 “복지 증세는 없다”고 밝혔지만 복지예산 수요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지적이 현실화된 것이다. 급기야 전국 시·도지사협의회는 “정부가 복지예산을 추가 지원하지 않으면 일부 복지 시책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상태다.

복지수요의 확대는 세계적인 추세이지만, 우리는 사회적인 협의 과정을 거치지 못한 채 정치권의 결정에 따랐다. 세수 증대가 불가피한 정부로서는 고민스러운 부분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가 카드로 꺼낸 담뱃값 인상은 간접세 격이고, 주민세는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내는 세금이다. 부자보다 서민에게 부담이 큰 세목들이다. 숨은 세원을 찾는 데 고심하지 않고 손쉬운 ‘간접세 카드’를 내놓았다는 지적을 듣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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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가 있는 곳에 세금이 있고, 예산이 모자라면 증세를 해야 한다. 하지만 소득세와 법인세 등 직접세는 손대지 않고 간접세 성격의 담뱃값과 지방세 인상으로 어렵지 않게 세수를 확보하려는 것은 서민층에 부담을 한꺼번에 떠안긴다. 직접세를 먼저 부과하고 간접세를 거두는 게 순서라는 얘기다. 정부는 이번에 그러지 않았다. 불만의 여론이 증폭되자 정부 고위 관계자의 입을 빌려 ‘사실상 증세’라고 사후에 인정하는 형식을 취했다. ‘꼼수 증세’는 정도가 아니다. 복지 혜택의 확대에 따른 증세 논란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다. 정부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서민의 등골만 빼먹는 증세안이 아닌 누구나 수긍하는 합리적인 방안을 짜내야 한다. 국회도 증세안 처리 과정에 세금이 덜 걷히더라도 서민 부담을 고려한 선에서 결정하길 바란다.

2014-09-1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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