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安心 공천’과 ‘朴心 공방’, 시름 더하는 정치

[사설] ‘安心 공천’과 ‘朴心 공방’, 시름 더하는 정치

입력 2014-05-08 00:00
수정 2014-05-08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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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볼썽사나운 집안 싸움을 벌이고 있다. 세월호 참사에 가려져 세간의 관심권에서 살짝 비켜서 있기는 하나 거듭 우리 정치의 수준을 개탄하게 만드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일고 있는 이른바 ‘안심(安心) 공천’ 논란은 창당 기치로 내세운 새 정치가 대체 무엇인지를 의심케 한다. 새정연 측은 연휴 직전인 지난 2일 밤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6·4지방선거 광주광역시장 후보로 안철수 대표 측 사람으로 꼽히는 윤장현 예비후보를 전략 공천했다. 이에 광주시장 선거 경선 상대인 강운태 현 광주시장과 이용섭 의원이 ‘나눠먹기 공천’이라며 거세게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는 각각 탈당했다.

새 정치를 구현하기 위한 개혁공천이라는 게 당 지도부의 주장이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들을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공천 직전까지 윤 후보가 지역 여론조사에서 3위에 그친 인물인데다, 공천 뒤 여론조사에서도 윤 후보 공천을 반대하는 광주시민들의 의견이 더 많은 상황이 이를 말해준다. 민주당 출신 후보들의 선전으로 자칫 안 대표 측 후보가 단 한 명도 광역단체장 후보로 나서지 못할 상황에 놓이자 부득이하게 당 지도부가 무리수를 뒀다고밖에 볼 수 없는 일이며, 이런 나눠먹기 공천을 두고 새 정치 운운할 수는 없는 일일 것이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박심’(朴心), 즉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둘러싼 공방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당내 친박 진영을 결집해 선두 정몽준 후보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선거전략이라지만 김황식 후보가 박 대통령의 뜻에 따라 출마한 듯 얘기하고 다니는 것은 그 자체로 저급한 선거운동일 뿐더러 대통령의 선거 중립 의무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반드시 실체 규명이 필요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박 대통령이 실제로 그에게 출마를 권유했다면 이는 명백히 대통령의 선거 중립 의무 위반에 해당하며, 반대로 김 후보가 허튼소리로 ‘박심’을 파는 것이라면 이는 당원과 국민들에게 거짓을 얘기하는 셈이 된다. 그 어느 쪽도 결코 가벼이 넘길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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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아도 6·4지방선거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깜깜이 선거’가 돼 버렸다. 유권자들의 관심도 멀어진데다 변변한 공약도 찾아볼 수 없는 형편이다. 참사의 그늘 속에서 벌어지는 여야의 행태에 국민 시름은 더 커져만 간다. 정치권부터 대오각성하라는 주문조차 한가해 보이는 현실이 마냥 딱하다.

2014-05-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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