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싸이는 일류, 공연예술계는 이류, 서울시는 삼류’

[사설] ‘싸이는 일류, 공연예술계는 이류, 서울시는 삼류’

입력 2012-10-09 00:00
수정 2012-10-09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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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즉흥적 행정에 따른 뒤탈이 심각하다. 지난 4일 열린 ‘국제가수’ 싸이의 서울시청 광장 무료공연 이벤트의 뒷면에 감춰졌던 무원칙과 무신경, 국내외 공연예술단체에 대한 결례가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싸이의 공연이 초스피드로 결정돼 광장 무대 시설이 급조되면서 하이서울 페스티벌에 참가해 공연키로 한 국내외 공연일정이 연기되거나 단축되고, 공연진행에 큰 피해를 보았던 것이다. 문제가 불거지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그제 “이 정도의 심각한 영향과 상처를 예측했더라면 (싸이 공연을) 결정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사과했다고 한다. 박 시장이 공연 관계자들이 느꼈을 분노와 허탈감은 당연하다며 뒤늦게 절차상 잘못을 시인했다는 것이다.

공연 결정 과정을 보면 박 시장은 공식 행정라인을 제쳐두고 마치 트위터로 행정을 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싸이가 2일 콘서트에서 서울광장 공연 추진 의사를 밝히자 박 시장은 3일 트위터에 수용 글을 올렸고, 서울시는 4일 즉각 공연 발표 보도자료를 뿌렸다. 결과적으로 싸이는 서울광장에서 단독공연을 가진 유일무이한 가수가 됐고, 4억원의 페스티벌 관련 예산이 공연비용으로 전용됐다. 공연에는 1000명의 경찰과 안전요원이 배치됐으며 국가적 행사나 명절에나 있을 법한 교통통제와 대중교통 운행시간 연장의 특혜가 뒤따랐다.

싸이의 인기에 숟가락을 얹으려는 서울시의 인기영합 행정이 빚은 후유증이다. 도시 마케팅 차원에서 서울을 알리겠다는 의도를 이해 못할 것은 아니지만 절차와 방법이 틀렸다. 3개월을 준비해 온 공연단체를 무시하는 발상도 놀랍다. 싸이 공연에 열광하는 팬과 다른 세계적 공연단체의 공연을 감상하려는 시민을 차별한 셈이다. “서울시 문화과는 ‘갑’이고, (페스티벌 주최 측인)서울문화재단은 ‘을’, 우리 같은 예술가는 ‘슈퍼울트라 을’”이라는 해당 공연단체 대표의 절규가 들리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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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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