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앙당 폐지 실현하려면 정당법 고쳐라

[사설] 중앙당 폐지 실현하려면 정당법 고쳐라

입력 2012-01-26 00:00
수정 2012-01-26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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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당 대표와 최고위원 중심인 현행 지도체제를 폐지하는 개혁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중앙당 기능을 사실상 폐지하고 원내 정당을 지향하려는 방안에 대해 친박계 등 당내 일각의 시기상조론도 만만찮다. 우리는 원내 정당화가 궁극적으로 바람직한 정당정치 선진화 방안이지만, 여야가 손을 맞잡아야만 실효를 거둘 수 있다고 본다.

한나라당 비대위는 상·하원 지도자들이 평상시 정당을 이끄는 미국식 원내정당을 모델로 삼고 있다. 당 대표와 사무처 등 상근조직을 없애고 전국위원장이 당원 관리·교육을 전담하는 정도의 중앙당 기능만을 수행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전국위+원내 정당화’는 잘만 운용되면 ‘돈 봉투 전당대회’를 청산할 대안이 될 수 있을 게다. 당 대표가 당직 인선권과 공천권을 장악하는 현행 제도 하에서 전대 때마다 돈 봉투를 돌리는 관행은 공공연한 비밀이지 않은가. 과거 전대 돈 봉투 의혹으로 박희태 국회의장이 수사 대상으로 전락한 데 이어 민주당 대표 예비경선장 화장실에서도 돈다발이 오갔다는 보도를 보라.

그러나 미국식 원내정당화가 한국정치의 구태를 해결할 만능열쇠는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각 정당의 행태를 보자. 여당 최고위원회의는 계파 갈등으로 온갖 가십만 쏟아내면서 ‘봉숭아 학당’이라는 비아냥을 듣기 일쑤였다. 하지만 원내대표가 이끄는 의원총회 또한 친이-친박이 세종시, 동남권 신공항 등 사안마다 부딪치면서 민주적 토론으로 당론을 정하는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야당 의총도 종북 논쟁 등 쟁점을 놓고 ‘개그 콘서트’ 못잖은 희화적 행태를 연출해 왔다. 심지어 원내대표가 여야 협상에서 합의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절충안을 손바닥 뒤집듯 뒤엎어 버리기도 했다.

사실 중앙당 폐지에 앞서 미국의회에서처럼 크로스보팅이 일반화되는 등 타협과 절충의 정치문화부터 착근시켜야만 한다. 그러지 않은 상황에서는 어느 한 당이 먼저 나서면 손해라는 현실론이 고개를 드는 이유다. 그런 맥락에서 중앙당 폐지는 여당의 비대위가 아니라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다뤄야 할 사안이다. 여야는 ‘돈 봉투 전대’와 결별하겠다면서 전당대회를 국민 혈세로 지원하려는 엉뚱한 발상을 접고, 중앙당 기능 축소를 지향하는 정당법 개정 논의부터 시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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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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