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주 해군기지 이러다가 날 새겠다

[사설] 제주 해군기지 이러다가 날 새겠다

입력 2010-08-04 00:00
수정 2010-08-04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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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표류 중인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또 한 번의 위기에 봉착했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그제 공동 발표문을 통해 “우리가 공동으로 갈등해결 노력을 기울이는 동안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된 모든 공사추진 중단을 요청한다.”면서 “제주도민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역할을 다해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단서가 달려 있긴 하지만 이 같은 요청은 지난달 15일의 법원 결정을 뒤집는 것이다. 서울행정법원은 제주해군기지 설립계획을 취소해 달라며 주민 400명이 국방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변경·승인한 계획은 적법하므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우리는 이번 중지 요청이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뜻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발표문에는 “해군기지 갈등문제를 제주사회 최대의 현안으로 인식하고 힘을 모아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도 들어 있기 때문이다. 또 우근민 신임 지사가 지난 6·2선거 과정에서 “강정마을 주민과 제주도민, 그리고 국방부에 모두 도움이 되는 길을 찾겠다.”고 누누이 밝힌 만큼 갈등을 해결하려는 진정성이 있다고 믿는다. 양쪽으로 갈린 민심을 수습하려면 숨 고르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정당한 법절차에 따라 진행 중인 국책사업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가 공사 중지를 요청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무엇보다 전임자가 주민소환투표라는 불명예까지 뒤집어쓰며 추진하던 역점사업을 새 도지사가 취임하자마자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제주도정의 양 축인 도지사와 도의회 의장이 머리를 맞댄 결과 자체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 범정부적 역할론을 제기하면서 공을 정부 쪽으로 미룬 것도 일견 무책임하게 보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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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피폭사태에서 보듯 우리에게 안보보다 앞서는 이해관계는 없다. 평화의 섬도 좋고, 환경보호도 필요하지만 원유의 핵심 수송로이자 수출입 물량의 70%가 오가는 한반도 남쪽 해역과 해상교통로를 수호할 해군 기동전단의 모항(母港)이 반드시 필요하다. 4·3문제와 제주도개발특별법 관련 갈등을 해결한 제주도민의 지혜에 기대를 건다.

2010-08-0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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