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철 칼럼] 헌법재판소와 새 도서관

[서동철 칼럼] 헌법재판소와 새 도서관

서동철 기자
서동철 기자
입력 2016-07-06 22:46
수정 2016-07-06 23:5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서동철 논설위원
서동철 논설위원
지난주 서울 종로구 재동에 있는 헌법재판소 청사의 도서관 건축 예정지 지하에서 18세기 후반에서 20세기 후반에 걸친 다양한 건물군(群)이 확인됐다는 소식이 TV뉴스에서 들렸다. 재동이라면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 북촌(北村)의 중심지다. 의미 있는 유적이 나오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할 지경인 조선시대 도성(都城) 내부의 핵심 주거지라 할 수 있다.

이 자리는 영조와 숙의 문씨 사이에서 태어난 화길 옹주가 1765년 능성위(綾城尉) 구민화와 혼인하고 하사받은 능성위궁 터다. 이후 개화파 지식인 민영익이 이곳에 집을 지었고, 1882년 외아문(外衙門)이라고도 불린 통리교섭통상사무아문(統理交涉通商事務衙門)이 들어섰다. 여기에 1922년 지어진 경성여자고등보통학교 건물과 1960년대 축조된 창덕여자고등학교 시설 일부도 포함되어 있다.

발굴 조사에서는 이렇듯 다양한 역사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건물 6동의 유구가 드러났다고 했다. 조선 초 분청사기 조각과 중기 이후 백자 조각, 기와 조각 등도 출토됐다. 특히 ‘건물터 1호’로 이름 지어진 능성위궁 터에서는 건물의 장대석과 초석, 그리고 온돌 등이 양호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는 것이다. 조선 후기 궁집 연구에 좋은 자료가 되는 것은 물론이다.

뉴스를 보면서 이런 유적이 헌법재판소 부지에서 발견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민간 개발의 경우 지하에서 확인된 유구의 역사성에 공감하기보다는 ‘어디에나 있는 하찮은 돌 몇 개’로 치부하기 일쑤다. 최소한의 유적 보존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을 요즘 유행하는 표현으로 ‘밀당’에 쏟아야 한다.

그러니 행정부나 지방자치단체라도 청사 신축 과정에서 중요한 매장 문화재가 발견됐다면 민간 건설 업자와는 차원이 다른 보존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 정상일 것이다. 하물며 헌법재판소임에랴.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뉴스 말미의 소식은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아쉬웠다.

헌법재판소는 유적 보존을 논의하면서 ‘건물터 1호’의 일부인 15㎥는 보존이 가능하지만, 역사성 있는 유구가 드러난 일대 150㎥를 모두 보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고 한다. 서울시를 비롯한 문화재 당국이 ‘보존 및 활용 가치가 크다’며 ‘원위치 보존’을 요구한 넓이는 실생활에서 흔히 쓰는 단위로 45.5평 정도이니 넓다면 넓고 좁다면 좁을 것이다. 하지만 헌재가 새로 지을 도서관 내부에 보존하겠다는 4.5평은 누가 봐도 문화재 보호에 대한 기본적 의지가 있다고 평가할 수 없는 면적이 아닐까 싶다.

헌재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지금 땅속 문화재 보존과 관련해서는 가슴 아픈 일들이 수없이 벌어진다. 개발 과정에서 역사성 있는 지하 유적이 발견되면 그 모습 그대로 보존이 이루어지는 경우란 거의 없다. 결국 최소한의 보존으로 결론이 내려지면, 유적은 아파트 단지 귀퉁이나 대형 건물의 작은 유리창 아래 지하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하지만 보존 조치가 내려졌다고 영구 보존이 되는 것도 아니다.

땅속 문화재는 발굴해 햇빛을 보는 순간부터 파괴가 시작한다. 복원을 한다고 해 놓지만 흙은 깎여 나가고 돌은 기울어지게 마련이다. 지속적인 유지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제 모습을 잃는 데 긴 시간이 필요치 않다. 이렇게 문화재 가치를 잃었다는 이유로 문화재청의 ‘매장문화재 보존조치 유적 재평가위원회’에 회부되는 유적은 한 해 수십 건에 이른다.

헌법재판소는 유적이 발견된 것을 축복으로 여기는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다른 시설도 아닌 도서관을 짓는다고 한다. 지하에 조선시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역사가 켜켜이 쌓인 유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도서관이란 멋지지 않은가. 능성위궁의 장대석은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용도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단, TBS 본사 전격 방문… 신임 대표 비롯한 현장 직원 목소리 들으며 ‘정상화 주도’

존폐 위기에 내몰린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의 활로를 모색하고자,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단(대표의원 김길영, 강남6)이 마포구 본사를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방문은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의 주도로 성사됐으며, 한용길 TBS 신임 대표이사의 취임 후 첫 공식 대외 행보로 이어져 재단 정상화를 향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논의의 물꼬를 텄다. 이날 의원단은 경영진 6명과의 형식적인 만남에 머물지 않고, 무임금의 고통 속에서도 방송 제작과 기술, 행정 현장을 묵묵히 지켜온 실무 직원 30여 명과 마주 앉았다. 이들의 절박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발로 뛰는 현장 중심 의정의 의미를 더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김길영 대표의원은 “인력이 축소된 상황에서도 무임금 상태로 방송과 조직을 지켜오신 TBS 임직원 여러분의 고통과 노고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엄중한 현실을 의회 차원에서도 결코 방관하지 않고 있으며,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직접 듣고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 이 자리에 찾아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황철규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TBS 정상화 협의체’에 직접 참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thumbnail -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단, TBS 본사 전격 방문… 신임 대표 비롯한 현장 직원 목소리 들으며 ‘정상화 주도’

헌재는 그렇게 역사성과 현대적 감각이 조화를 이루는 세계적인 성공 사례를 새 도서관에 구현했으면 한다. 상당한 면적을 지하에 보존해야 하는 만큼 서울시는 건물 높이와 층수에서는 과감하게 인센티브를 주어야 한다. 예산 당국도 어디에나 있는 도서관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지원을 아끼지 말기 바란다.
2016-07-07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