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주석의 서울살이] 한양도성을 위한 변명

[노주석의 서울살이] 한양도성을 위한 변명

입력 2017-03-31 17:48
수정 2017-03-3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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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그럴 리가?.” 한양도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불발됐다는 뉴스를 접한 순간 말문이 막혔다. 등재 추진 과정에서 생긴 행정력 부족이나 외교력 부재인가. 아니면 “혹시?”라는 의문마저 똬리를 틀었다.

우리나라는 모두 12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을 갖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국내 문화유산을 통틀어 한양도성을 세 손가락 안에 꼽고 싶다. 등재 여부나 등재 순서와도 무관하다. 1396년에 세워져 620년 넘게 한 나라 수도 도심을 에워싸고 있는 세계 유일무이의 성곽이 세계유산 반열에 오르지 못하다니.

도성의 축조와 해체는 조선과 운명의 수레바퀴를 함께했다.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세울 때 궁궐을 짓고, 종묘와 사직에 고하고, 도성 경계를 쌓았듯이 일제는 경복궁 안에 조선총독부를 지어 법궁을 헐었다. 종묘를 창덕궁과 분리해 훼철했고, 사직단 제사를 폐했다. 또 도성 성곽과 성문을 뜯어냈다. 건국의 역순으로 멸국시킨 것이다.

애당초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했을 때 한양도성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진정성(authenticity)과 완전성(integrity)의 결핍이었다. 한양도성은 일제강점기에 조직적이고 의도적인 파괴 공작에 의해 만신창이가 됐고, 산업도시화 과정에서 외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조선 초 10만명의 도시가 1980년대 들어 인구는 100배, 면적은 30배 급팽창한 코스모폴리스가 되면서 중세 봉건도시의 성벽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도심을 둘러싼 4개의 산능선을 따라 지어졌기에 그나마 온존했고, 지금 70%가 원형 유지 또는 복원·중건된 것만 해도 거의 기적에 가깝다.

세계유산 자문심사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소속 전문가 14명은 사전심사에서 한양도성에 ‘등재 불가’ 판정을 내렸다. 우리가 걱정하던 진정성이나 완전성 그리고 보존·관리를 위한 법적 보호장치와 행정 시스템 구비 미흡 때문이 아니었다. “탁월(outstanding)하며, 보편적(universal)이고, 뛰어난 가치(value)를 지니고 있지 않다”는 터무니없는 판정을 내린 것이다. 그들은 “600여년간 유지됐지만 행정적으로 관리돼 오늘날까지 이어진 전통으로 볼 수 없다”는 얼토당토않은 이유도 보탰다.

승복할 수 없다. 심사 과정에서 한양도성의 차별성과 시공을 초월한 보편적 가치를 증명하지 못한 점은 우리가 반성하고 곱씹어 봐야 하겠지만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없다는 논리는 가당찮다. 중국이나 일본식 평지성(平地城)과는 완전히 다른 한국식 축성 문화의 독창성을 시기하는 ‘국제적 음모론’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한양도성의 등재 신청을 둘러싸고 역사 도심 보전과 개발의 논리가 부딪친 게 사실이다. 사대문 안 도심 건축물의 높이 규제와 성곽마을 개발 규제의 명분으로 작용했고, 문화사대주의 주장과 함께 등재 신청을 중단해야 한다는 일부 의견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 누구도 이번에 한양도성이 당한 ‘국제적 수모’에 눈을 감지 않을 것이다. 문화 자긍심의 문제다.

노성철 서울시의원 “상도전통시장 빈 점포, 청년·관광객 찾는 문화공간으로”

노성철 서울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동작3)이 상도전통시장 내 빈 점포 두 곳을 연결해 동작구 출신 연예인과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포토존·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외국인 관광객과 청년층의 방문을 유도하고, 이를 시장 내 소비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노 의원은 지난 29일 동작구청 박은옥 상권활성화과장과 회동을 갖고, 빈 점포를 활용한 문화 콘텐츠 구축 등 상도전통시장 활성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번 제안은 노 의원이 평소 구상해 온 시장 부흥 전략의 연장선으로, 마침내 시장 내 공실 두 곳이 확보되면서 구체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협의가 본격화됐다. 핵심 전략은 동작구 출신 연예인과 지역 고유의 스토리를 결합한 방문 콘텐츠 창출이다. 연결된 두 점포 공간을 포토존 및 복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외국인 관광객과 청년층의 발길을 이끌고 전통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상도전통시장이 중소벤처기업부의 ‘2026년 전통시장 육성사업’ 문화관광형 분야에 선정된 것을 계기로, 시장 고유의 문화·관광 콘텐츠를 확충할 수 있도록 사업 연계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노 의원은 포토존 방문이 시장 내 이동과 먹거리·상품 구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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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과 서울시는 2019년 신청, 2020년 등재로 목표를 수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권교체기다. 등재를 추진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임기도 2018년 5월로 끝난다. 대통령과 서울시장이 바뀐 뒤의 일을 점치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한양도성에 심심한 위로와 다짐의 말을 건네고 싶다. “도성아! 비록 너의 가치를 증명하지 못했지만, 가치가 없다는 엉터리 평가는 반드시 바로잡으마. 진심으로 미안하다.”
2017-04-0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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