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세대] 블레넘에서 다우닝가 10번지로/김현집 공군사관학교 교수부 역사·철학과

[2030 세대] 블레넘에서 다우닝가 10번지로/김현집 공군사관학교 교수부 역사·철학과

입력 2022-06-13 20:08
수정 2022-06-14 01:5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김현집 공군사관학교 교수부 역사·철학과
김현집 공군사관학교 교수부 역사·철학과
처칠은 영국 보수의 상징으로만 알려져 있다. 그가 태어났던 블레넘궁은 천장이 성당처럼 높다. 직접 가서 보면 그 규모와 아름다움에 놀란다. 잘난 인물일수록 오해받기 쉽다. 소포클레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고귀한 사람에게 겨눠진 화살은 결코 빗나가지 않는다. 처칠은 30년을 보수당에, 그 전 20년은 자유당 소속의 진보적 개혁가로 있었다.

그는 최저임금 제도 도입을 위해 의회에서 열변했고, 1925년 재무장관으로 일할 때는 ‘과부 연금’과 ‘고아 연금’도 도입했다. 저소득층 지원에도 열심이었는데 “모든 사람이 이 섬나라를 진정 자기 집이라고 부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확신하기도 했다.

보어 전쟁에서 포로였던 경험 덕분이었을까. 교도소 수감자의 권리법안 개혁도 추진하면서 처벌과 감금의 값을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 처칠은 정치가였던 자신의 아버지 랜돌프 처칠처럼 ‘보수 민주주의’(Tory democracy)를 원했다. 계층의 장벽이 없는 보수주의 말이다.

처칠은 격식도 가벼이 부숴 버렸다. 직접 디자인하고 즐겨 입었던 오버롤 스타일의 작업복 ‘사이렌 슈트’(siren suit)는 유명하다. 큰 포대를 연상시키는 이 옷을 입은 통통한 처칠은 어린아이 같다. 처칠은 비서 앞에서 벌거벗고(물론 남자 비서-그렇더라도 지금으로선 상상할 수 없는) 일하기도 한 괴짜였다. 미국이 세계대전에 참전하길 기대하며 구애하기 위해 백악관에서 머물던 어느 날, 루스벨트 대통령은 처칠의 침실 문을 여는 순간 처칠의 나체를 보고 만다. 처칠의 위트는 이 순간도 놓치지 않는다. “보시다시피 저는 미국 대통령님께 숨길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식사마다 풀코스를 고집했던 처칠을 소탈한 서민 지도자로 그리기엔 무리다(처칠은 특히 ‘테마가 없는 디저트’를 혐오했다고 한다). 처칠의 씀씀이는 말버러가 후손임에도 불구하고 평생 빚에 시달린 사실에서 짐작할 수 있다. 처칠을 보수와 진보를 품은 지도자라 하기에도 적절치 않다. 처칠은 말했다. “나는 양쪽 당 모두의 소속이었다.” 그리고 덧붙였다. “다만 둘 다 똑같이 경멸한다”고.

처칠의 역설은 그의 정신의 넓은 폭을 보여 준다. 휘트먼 시에 이런 구절이 있다, “내가 모순인가? 좋다. 그럼 나는 모순이다. 나는 거대하다, 나는 수많은 것들을 포괄한다.” 물론 모순이 있다 해서 거대한 건 아니다. 가짜는 늘 진짜와 거의 같은 모습을 띠고 있다. 가끔 처칠을 전쟁광이라고 부르는 이들이 있다. 처칠이 보어 전쟁 중 종군기자로 일할 때 쓴 기사 한 줄을 인용해 그를 변명해 주고 싶다. “우리 시대의 지도자들과 계몽가들이 전쟁의 얼굴을 가까이서 보았다면, 평범한 보통의 사람은 전쟁의 얼굴을 보는 일이 결코 없을 것이다.”


이희원 서울시의원, 2026년 2차 추경 동작구 교육예산 173억 4878만원 확정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이희원 부위원장(국민의힘·동작4)에 따르면, 2026년 서울시교육청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집행을 통해 동작구 내 31개 학교의 55개 사업을 대상으로 한 교육예산 총 173억 4878만원이 최종 확정됐다. 이 의원은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지역 현장의 시급한 교육 개선 과제들이 교육청 추경안에 빠짐없이 반영되도록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삼일초등학교 급식실 전면개선 사업 17억 1270만원, 신남성초등학교 조리시설 전면보수 및 학생식당 개선, 전기시설 개선 등 5억 9400만원, 은로초등학교 교내방송설비 개선에 1억 773만원, 동작초등학교 지하주차장 방범셔터 설치 및 통학로 안전난간 개선에 5456만원 등이다. 또한 중앙대학교부속중학교에는 인근 재개발 사업 추진에 따른 비산먼지 확산 방지를 위한 방진시설 비용 9500만원도 반영했다. 특히 지난 3월 문을 연 흑석고등학교는 사전기획용역비 2000만원이 반영되면서 향후 교실 증축을 위한 실질적인 논의의 물꼬를 트게 됐다. 개교 시점부터 학급 수와 정원 늘리기를 꾸준히 건의해 온 이 의원은, 이번 예산 수립을 발판 삼아 향후 유입될 학생들을 원활히
thumbnail - 이희원 서울시의원, 2026년 2차 추경 동작구 교육예산 173억 4878만원 확정

런던 다우닝가 10번지는 영국 총리 관저 주소다.
2022-06-14 2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 GO FREE RUN 참가자라면 메가커피 쏙! 신규회원 1,000명
  •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