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 성년 맞은 지방자치의 지향점/이인재 행정자치부 지방행정정책관

[옴부즈맨 칼럼] 성년 맞은 지방자치의 지향점/이인재 행정자치부 지방행정정책관

입력 2015-03-10 18:12
수정 2015-03-1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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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원로 교수와 은퇴한 관료, 민선 초기 자치단체장과 의장, 언론사 대(大)기자 등 20년 전 지방자치를 만들어 낸 사람들을 초청한 홈커밍데이가 열렸다. 그 자리에서 ‘빛바랜 지방자치 기안서’, 1980년대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에 대한 답으로서의 지방자치, 그리고 지방자치의 마지막 단계는 재정분권이라는 회고와 반성이 값지게 논의됐다.

이인재 행정자치부 지방행정정책관
이인재 행정자치부 지방행정정책관
최근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와 지방신문협회가 공동 주관한 여론조사(2015년 2월)에서 지난 20년 동안 지방자치가 가져온 성과 중 국민들이 으뜸으로 꼽은 것은 특색 있는 지역 발전이었다. 예컨대 충남 보령의 머드축제라든지 전남 함평의 나비축제와 같이 창의적인 지역 브랜드 창출로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세계 유수의 관광도시들과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성과에 큰 점수를 준 것이다.

반면에 지방자치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은 열악한 지방재정이었다. 지방자치가 시작되면서부터 지금까지 국세와 지방세 비율은 8대2로 불변이고, 지방 재원이 중앙정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현실이 반영된 결과다.

지방자치 전문가들은 진정한 재정분권을 위해서는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7대3은 돼야 하며, 교부세의 비중도 확대돼 지방세 세원이 확충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방자치의 본질은 어디에 있는가. 지역마다 구성원과 향토 자원, 그리고 문화는 특색이 있다. 주민들의 선호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이 같은 차이를 반영해 행·재정을 꾸려 나가야 가장 효율적이 된다.

앞서 지방자치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은 지역들의 공통점은 지역의 특색을 살린 발전전략을 추진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행·재정적으로 주민 선호의 우선순위를 모두 반영하기란 쉽지 않다. 이를 위해서는 ‘주민이 갑(甲)’이라는 매우 상식적이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 인식을 가져야 한다. 다시 말해 모든 행·재정이 주민의 관점에서 시작돼야 한다는 인식이 지방자치의 본질이다.

한편 문제점으로 지적된 미흡한 재정분권을 보자. 중앙정부가 보조금을 주면서 쓰임에 대해 전국적으로 획일적인 꼬리표를 달면 지역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사업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 대신 동일한 재정 규모라도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해 주면 지역별로 재정지출의 효용이 극대화되고 국가 전체의 효용 또한 극대화될 것이다. 재정분권의 지향점은 결국 ‘갑’인 주민들이 자신들의 용처에 따라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자주 재원의 비율을 늘려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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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의 발전은 중앙과 지방의 신뢰에 기반한다. 중앙정부는 지방이 자율과 책임의 토대에서 각각의 실정에 맞게 살림을 꾸릴 수 있게 믿어 주고, 지방은 중앙정부가 통합적 정책 수행을 할 수 있도록 믿어 주어야 한다. 이렇게 신뢰의 상호작용이 반복될 때 지방자치의 성공은 한층 가까워질 것이다. 서울신문은 그동안 지방행정과 지방재정 문제에 상대적으로 많은 지면을 할애해 왔다. 지역 특색에 맞는 지방자치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고, 동시에 지방재정의 누수(2월 5, 6일자) 현상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앞으로는 중앙과 지방 간 상호 신뢰의 성공 사례를 발굴해 지면을 통해 공유함으로써 지방자치의 성공에 일조해 주기를 기대한다.
2015-03-11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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