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 문화면에서 울리는 경종/유채윤 고려대 미디어학부 3학년

[옴부즈맨 칼럼] 문화면에서 울리는 경종/유채윤 고려대 미디어학부 3학년

입력 2013-11-27 00:00
수정 2013-11-2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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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윤 고려대 미디어학부 3학년
유채윤 고려대 미디어학부 3학년
아르코미술관은 올해로 개관 34주년을 맞이했다. 이곳은 1979년 ‘미술회관’으로 개관하여 2002년 ‘마로니에미술관’으로 개칭된 뒤 2005년 ‘아르코미술관’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곳이다. 긴 역사의 족적을 지닌 만큼 미술계의 논쟁과 변화의 장이 된 장소이기도 하다.

서울신문은 11월 20일자 문화면의 주요 기사로 ‘아르코미술관’의 담벼락 해체 프로젝트가 동력을 잃고 있다는 소식을 다뤘다. 일부 주민의 항의와 미술관 측의 모호한 태도 등 담벼락 해체에 대한 각계 각층의 첨예한 갈등을 짚으면서 현 아르코미술관 건축물의 향방을 재조명했다. ‘담장 허문 아르코미술관… 예술이냐, 침해냐’라는 눈길을 끄는 제목과 함께 난간 형태의 장애물로 재설치될 운명에 처한 미술관의 담벼락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글이었다.

일반 독자들은 (미술 전문 잡지를 구독하지 않는 이상에야) 사회적으로 중요한 함의를 지니는 문화계 소식들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전문 매체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은 일간지의 문화 면이 문화예술담론을 다루는 빈도에 따라 대중들의 관심이 결정된다. 그런 의미에서 ‘아르코미술관’ 이야기가 비중 있게 다뤄진 것은 ‘한국현대건축의 중요한 담론들에 신문이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신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번 이슈는 문화 면이 단지 유력 작가들의 전시나 예술인들의 인터뷰, 혹은 관람할 만한 뮤지컬 등을 소개하는 공간이 아닌가 생각해 왔던 필자와 같은 일반 독자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미술관 측이 공모한 설치미술전 ‘퍼블릭아트오픈콜 오디션’의 당선작 ‘오프닝’은 담벼락이 없는 고 김수근의 1977년 설계 원안을 되살리는 프로젝트였다고 한다. 5명의 젊은 예술가들은 담장을 허물고 미술관과 마로니에 공원 사이를 뚫어 열린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었다.

공공성과 공익성을 지닌 건물로 환골탈태를 추진하던 프로젝트가 중단 위기에 처했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담벼락 해체를 시민들의 문화적 삶의 공간으로 발전시키려는 일련의 시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면, 이번 소식의 무게감은 클 수밖에 없다. 김수근이 누구나 차별 없이 즐길 수 있는 전시공간을 꿈꾸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1977년 설계 당시 서울시건축심의위원들의 반대 이유로 ‘미술관 뒤 고급 주택가의 서울대 출신 유력인사들’이 거론되었다는 유머러스한 추측이 현 상황에 쓴웃음을 지으며 바라보게 하는 이유다.

시민의 삶과 편의를 위한 공공건축인 만큼 신문과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되지 않을까. 기사는 동숭동을 중심으로 종로에서 퇴계로까지 자취를 감춰 가는 김수근의 건축물 현황을 짚으며 독자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이와 함께 김수근의 종로구 원서동 사옥 ‘공간’의 향후 문화재 등록을 다룬 기사를 배치해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기도 하다.

한국 최고의 현대건축물 ‘공간’ 사옥이 문화재의 지위를 얻는다 해서 훼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야기 역시 일종의 경종이다. 이러한 기사들이 문화 면에 크게 또 더 자주 실릴수록 공공미술 또는 건축에 대한 독자들의 부족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상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기사를 보면서 필자 역시 그동안 휴일 계획을 위해 훑어보는 유명작가 홍보성 기사들에, 혹은 관람객 수를 자랑하는 기사들에 익숙해져 있지는 않았나 질문을 던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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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7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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