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 언론과 여론의 차이/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장·국민대 겸임교수

[옴부즈맨 칼럼] 언론과 여론의 차이/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장·국민대 겸임교수

입력 2013-05-08 00:00
수정 2013-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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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장·국민대 겸임교수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장·국민대 겸임교수
언론과 여론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여론은 사회적인 쟁점이나 문제에 대한 대다수의 의견이고, 언론은 신문이나 텔레비전·인터넷 등을 통해 어떤 사실을 밝혀 알리거나 어떤 문제에 대해 여론을 만들어 나가는 활동이다.

언론과 여론은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와 같이 선후를 가리기 힘들 만큼 맞물리는 관계다. 언론이 여론을 형성하고, 여론이 언론에 영향을 미친다. 온도와 균형에서는 차이가 있다. 여론은 뜨겁더라도 언론은 냉철해야 한다. 여론은 감정적이더라도 언론은 이성적이어야 한다. 뜨거운 다수가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

여론(輿論)의 輿는 수레를 뜻한다. 수레가 제대로 굴러가기 위해서는 두 바퀴의 균형이 필요하다. 언론은 여론의 수레에서 지렛대 역할을 한다. 같은 이슈라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보다 언론을 더 신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주 커버스토리는 베트남, 필리핀 등 결혼이주여성의 애환을 다루었다. 4일자 1면 사이드의 ‘널 얼마에 데려왔는데’는 온라인판에선 ‘필리핀女, 남편 죽자 매일 밤 시아버지에게’의 자극적인 제목으로 바뀌어 게재됐다. 이 기사는 ‘가장 많이 본 사회면 기사’ 1위에 오를 정도로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사회의 냉대와 차별은 시정돼야 한다. 며칠 전에는 외국인 아내의 과소비 때문에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시 공무원 기사가 실렸었다. 그 아내는 남편이 죽자마자 퇴직금을 챙겨 친정 나라로 돌아갔다는 기사였다. 이질적 문화의 충돌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은 결혼이주여성뿐 아니라 그들과 결혼한 한국 남편들도 같이 겪고 있을 것이다. 한국인 남편들에 대한 문제 제기뿐 아니라 이들이 겪는 어려움과 해결방안은 무엇인지도 함께 다루었으면 더 균형감 있는 기사가 되었을 것이다.

4일자 16면의 ‘라면 상무, 11시간의 진상’은 균형적 시각이 돋보였다. 여론과 여타 언론이 ‘라면 상무’를 일방적으로 난타(打)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만의 진상이었나’를 통해 차분하게 짚어 보았다. 자칫 여론의 십자 포화 비난 속에 묻혀 지나갈 항공사 측 책임을 짚어 본 것은 높이 살 만했다. ‘고객이 왕이다’를 ‘진상을 부려도 된다’는 슈퍼갑(甲)의 원칙으로 오도해선 안 된다. 단, 항공사의 업무 관련 리포트 유출이라는 서비스업의 기본자세 위반까지 합리화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적절한 문제 제기였다.

이 기사 옆에 ‘그녀의 팔뚝은 통뼈’ 등 승무원의 애환 등의 소프트한 읽을거리를 배치한 것은 메인기사와 맥이 끊기는 느낌이었다. 국내외 여러 서비스 기업들이 이 같은 진상 고객에 어떻게 능숙하게 대응하고 대비하는가에 대한 소개가 있으면 더 연관성이 있었을 것이다. 가령 미국의 커피전문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는 직원들에게 진상 고객을 대할 때 LATTE(경청·수용·행동·감사·설명) 원칙을 인이 박이도록 교육한다고 한다. 무조건 굴종적으로 굽히는 것만이 상책이 아니라, 손님과 직원 모두가 마찰을 피해 적절한 선에서 절제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언론은 여론이 세를 몰아 한 방향으로 달리느라 보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짚어내 때론 고삐도 쥐어야 한다. 여론을 거슬러 대중의 비호감을 사고 돌팔매를 맞는 한이 있더라도 ‘여론의 방향이 맞는지’에 대해 되돌아보게끔 해야 한다. 앞으로도 균형 잡힌 시각으로 여론의 ‘사각지대’를 없애주는 언론의 역할을 다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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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08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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