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찔한 상도유치원 붕괴 사고, 여전한 안전 불감증

[사설] 아찔한 상도유치원 붕괴 사고, 여전한 안전 불감증

입력 2018-09-07 15:28
수정 2018-09-0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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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구 다세대주택 공사장에서 흙막이가 무너져 인근 상도유치원 건물이 크게 기울어지는 사고가 그제 오후 11시에 발생했다. 지난 2014년 3월에 새로 지은 이 유치원 건물은 파손이 심해 철거가 불가피하다. 이 유치원에는 원아 122명이 다닌다고 한다. 한 밤에 발생했기에 망정이지 붕괴 사고가 유치원생들이 등원하는 대낮에 일어났더라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4년 전 세월호 참사의 교훈을 우리 사회가 이미 망각한 안전 불감증을 보는듯해 아찔하다.

7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다세대주택 공사장의 흙막이가 무너지며 상도유치원 건물이 일부 무너지고 기울어 있다.2018. 9. 7.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7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다세대주택 공사장의 흙막이가 무너지며 상도유치원 건물이 일부 무너지고 기울어 있다.2018. 9. 7.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다세대주택 공사장의 흙막이 벽체가 무너져 근처 지반이 침하했고 이 탓에 지하 1층, 지상 3층짜리 유치원 건물이 10도쯤 기울어졌다. 사고가 난 다세대주택 공사장은 폭 50m에 높이 20m짜리 흙막이를 설치하는 공사가 80%가량 진행된 상태였으며 이 사고로 전체 폭 중 40m가량이 무너져 흙이 쏟아졌다. 흙막이(축대)는 지반을 굴착할 때 주위 지반이 침하·붕괴하는 것을 막을 목적으로 세우는 가설 구조물을 뜻한다. 옹벽으로 불리기도 한다. 공사장과 인접한 상도유치원을 떠받치던 지반의 흙 일부가 흙막이를 뚫고 공사장으로 쏟아지면서 유치원이 중심을 잃고 기울어진 것으로 보인다.

5개월 전인 지난 3월 유치원의 의뢰를 받은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가 현장점검 뒤 보강공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붕괴할 가능성을 지적했는데도 시공사와 동작구는 이를 외면했다. 교육청은 지난 5일 동작관악교육지원청과 상도유치원, 구조안전진단업체, 다세대주택 공사 관계자 등이 참석한 대책회의를 열어 동작구청에도 회의참석을 요청했으나 구청 측이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공사과정 문제점과 안전관리의무 이행여부 등을 철저히 수사해 공사 관계자와 해당 공무원들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문제는 최근 집중호우 탓에 지반이 약해진 가운데 공사장 구조물 붕괴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다 고층빌딩 신축공사가 점차로 많아지면서 깊은 지하 굴착공사로 주변에 크고 작은 여러 종류의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가산동 공사장 흙막이가 무너져 인근 아파트 주차장과 도로에 가로 30m, 세로 10m, 깊이 6m 규모의 대형 지반침하가 발생했다. 지난 6월 서울 용산구에서 건물 붕괴, 지난해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수차례 도로 균열, 3년 전 용산구 인도에서 행인 2명이 싱크홀에 빠진 사고 등이 잇따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집계된 전체 싱크홀 발생건수는 2933건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각종 공사현장은 물론이고 노후 건축물과 취약한 기반시설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해 사고를 미리 예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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