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크라사태의 한반도 나비효과/한승범 맥신코리아 대표

[기고] 우크라사태의 한반도 나비효과/한승범 맥신코리아 대표

입력 2014-03-10 00:00
수정 2014-03-10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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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12월 25일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날이다. 이날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연방 대통령이 사임하고 소련연방이 해체됐다. 소련연방의 갑작스러운 해체로 15개 국가들은 아무 대책도 없이 독립을 맞게 됐다. 여기서부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관계가 꼬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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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범 맥신코리아 대표
한승범 맥신코리아 대표
우크라이나는 영토 내에 있던 크림반도와 흑해함대, 1800여기의 핵탄두를 어부지리로 얻게 되었고, 졸지에 세계 3대 핵강대국의 지위에 오르게 됐다. 러시아는 핵강대국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흑해함대 전력의 3분의1에 해당하는 162척의 함정과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에 넘겨주었다.

우크라이나 군부와 의회는 ‘핵무기 없는 우크라이나’가 언젠가 러시아에 주권을 침탈당할 것을 우려했었다. 미국은 이런 우크라이나를 달래 핵보유 5개국인 미국, 러시아, 영국, 중국,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를 보호한다는 양해각서를 1994년 체결했다.

당시 우크라이나는 경제적 어려움과 핵무기 관리인력 부족, 체르노빌 트라우마, 강대국의 압박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어 결국 1996년까지 모든 핵무기를 러시아에 양도했다. 결과적으로 우크라이나는 자신의 안전과 번영을 담보해주는 ‘꽃놀이패’를 스스로 차 버린 셈이다. 러시아는 속으로 “우라”(만세)를 외쳤을 것이다.

양해각서를 체결한 지 20년이 지난 2014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살고 있는 “러시아인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대규모 군대를 크림 반도로 진격시켰다. 푸틴은 크림 반도를 우크라이나로부터 독립시키고 친러시아 독립공화국으로 만들거나 아예 러시아 영토로 편입시킬 것이다.

문제는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우크라이나 사태의 나비 날갯짓이 한반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2003년 핵무기를 포기했던 리비아 카다피 정권이 몰락한 것을 목격한 북한은 더욱 핵무기 보유에 혈안이 되었다. 이런 북한을 달래기 위해 제시됐던 것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경제보상을 받아 경제발전을 이뤘던 ‘우크라이나식 핵폐기 모델’이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미국에 설득당해 핵무기를 포기한 뒤 러시아에 의해 영토가 유린되는 상황은 또다시 북한에 적지않은 충격을 주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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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핵 폐기 대가로 그 어떤 경제적 지원이나 정권 유지에 대한 약속을 믿지 않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자발적 핵 폐기 가능성에 대한 기대치를 조정해야 할 것 같다.
2014-03-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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