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로의 아침] 난형난제 민주당·안철수/이춘규 정치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난형난제 민주당·안철수/이춘규 정치부 선임기자

입력 2013-05-23 00:00
수정 2013-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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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가 열렸던 지난 4월 29, 30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본회의장 뒤편 자신의 자리에서 오랜 시간 거의 미동도 않은 채 곧은 자세로 안건을 처리하고, 동료들의 발언을 들었다. 보궐선거로 갓 입성했다고는 하지만 영낙없는 모범생이었다. 그가 인사차 찾아갔던 여야 정당 대표 등도 “안 의원이 너무 경직돼 있더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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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규 정치부 선임기자
이춘규 정치부 선임기자
안 의원은 여의도 입성 초반 개별 정치인으로서는 모범적인 의정활동을 하고 있지만 지도자로서의 비전과 정체성은 보여주지 못한다는 혹평도 듣는다. 새 정치도 실체가 없어 담금질이 더 필요한 것 같다. 그가 17일 ‘(수치화가 불가능한) 사익보다는 공익을 추구할 수 있는 분들’과 정치를 함께 하겠다고 밝히자 “뜬구름당 당수의 재림”이란 비아냥이 쏟아졌다. 통과의례라고는 하지만 동네북 신세다.

안 의원은 동그라미재단(옛 안철수재단) 인사들과도 최근 만나 의견을 교환하고, 싱크탱크도 출범시키면서 활동 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대통령선거 때 단일화 상대이던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에게 후보를 양보하며 1차로 무릎 꿇었던 안철수. 의표를 찌르는 빠른 국회 입성으로 민주당에 반격을 가한 뒤 장안의 화제를 집중시키며 민주당과 본격적인 기싸움에 들어갔다.

민주당과 안 의원은 오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방선거, 그리고 2016년 총선과 이후 대선으로 가는 경쟁에 돌입했다. 두 진영은 상승작용을 일으켜 상생할 수도 있지만 제로섬식 경쟁 과정이 잘못되면 함께 쇠락할 수도 있다. 서로가 가진 독자의 에너지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차기 대선까지 난해한 고차방정식을 정교하게 풀어가야 한다. 그래야 어렴풋이나마 차기 고지가 보일 것이다.

현재 민주당과 안철수 두 세력은 우열을 가리기 힘든 난형난제(難兄難弟)의 형국이다. 안 의원은 여전히 단기필마다. 정치세력화를 위한 움직임들을 시도하지만 탄력이 안 붙는다. 새 정치 실현을 위해서는 세가 있어야 하는데 달랑 송호창 의원 1명뿐이다. 민주당과의 인재 영입 경쟁은 구태정치로 비쳐지게 돼 쉽지 않다. 호남지역 여론이 관망세로 돌아섰고, 고향 부산 민심도 뜨겁지 않다고 전해진다.

민주당도 지리멸렬이다. 10년 동안 당의 중심세력이었던 친노(친노무현)는 문재인 전 후보의 대선 패배 뒤 2선에 밀려나 재기를 노린다. 친노와 비노는 공개·비공개리에 민망한 치고받기를 계속할 뿐 자체 혁신 에너지는 보여주지 못한다. 강한 외부충격이 가해져야 겨우 긴 잠에서 깨어날 수 있을 분위기다. 안 의원으로부터는 새누리당과 적대적 공생관계라고 공격을 받는 처지다.

시나브로 차기주자 경쟁이 점화되는 분위기다. 여권은 박근혜 대통령 이후 리더십이 확실하지 않다고 하지만 예비후보군은 풍부하다. 민주당에도 문재인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 자원이 많다고 하지만 어수선하다. 안 의원은 억울할 정도의 혹독한 검증 터널을 통과해야 한다. 안 의원은 총력전을, 민주당은 지구전을 편다. 두 세력이 반전을 거듭하며 펼칠 드라마의 결말이 궁금하다.

tae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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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3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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