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서울 교육의 미래, 기다려서는 오지 않는다/백순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시론] 서울 교육의 미래, 기다려서는 오지 않는다/백순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입력 2012-12-14 00:00
수정 2012-12-14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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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순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백순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미래란 단순히 기다림에 의해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선택하고 가꾸고 창조하는 것이다. 흔히 교육을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한다. 우리의 미래가 교육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특히 21세기 고도의 지식·정보화 시대, 세계화 시대에서 교육은 단순히 미래를 위한 준비 과정이 아니다. 교육은 우리의 현실적인 삶 그 자체이자 평생 동안 생존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발전소이기도 하다.

교육은 학생 개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부모와 친척과 주변 사람들의 삶의 질을 결정하고 변화시키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기도 하고 불행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처럼 중요한 교육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자 중 한 사람이 바로 우리가 직접 투표로 선출하는 교육감이다. 누가 교육감이 되느냐에 따라 서울 교육의 현재와 미래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교육감이 얼마나 교육을 바꿀 수 있겠느냐며 의문을 나타내기도 한다. 시민의 힘으로 직접 뽑는 직선 교육감의 위상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오판이다.

여기서 잠시 서울시 교육감의 권한을 살펴보자. 서울시 교육감은 5만명이 넘는 교원 및 지방공무원에 대한 인사권을 갖고 있다. 그리고 2121개의 학교와 약 120만명의 학생에 대한 지도·감독권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연간 7조 6000억원 정도의 예산을 관리하고 집행한다.

아울러 그 권한이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대부분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와 독립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그래서 서울시 교육감은 ‘1000만 교육소통령’이라 불릴 정도이다. 이처럼 막강한 권한을 가진 서울시 교육감을 신중하게 잘 선출해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오는 19일은 대통령 선거일이자 동시에 서울시 교육감 선거일이다. 모든 방송과 신문들의 관심이 대통령 선거에 집중되다 보니 정작 서울 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할 교육감 선거가 같은 날 치러지는 데 대해서는 무관심한 경우가 많아 매우 걱정된다. 출마한 서울시 교육감 후보 각각에 대해서 어떠한 능력과 자질을 갖춘 사람인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무책임하게 투표를 하거나 혹은 기권을 하게 될 경우 서울 교육의 현재와 미래는 예측 불가능해지고 암울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금부터라도 서울 시민들은 국가와 민족에 대한 사명감을 갖고 서울시 교육감 후보들에 대해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어느 후보가 사심 없이 서울 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헌신할 사람인지, 누가 더 품격 있고 창의적인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는 데 적격자인지, 누가 학교를 더 안전하고 더 편안하며 더 신나게 가르치고 더 즐겁게 배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할 능력을 갖고 있는지 차분하게 비교하고 따져봐야 한다. 누가 교사와 학생 간의 신뢰와 사랑을 더 잘 회복시킬 수 있는지, 누가 더 종합적인 진단과 체계적인 연구 결과에 근거하여 실효성 있는 교육 공약을 제시하고 있는지, 누가 더 생태학적 관점에 따른 공동체 위주의 교육 개혁을 통해 배려와 나눔의 정신을 바탕으로 다 함께 행복한 사회를 건설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지 등도 향후 서울 교육의 미래를 위해 더없이 중요한 고려사항들이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는 투표를 통해서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은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선택하고 가꾸고 창조하는 데 동참하는 일이며, 개개인의 자주적인 선택과 결단을 행동으로 나타내는 일이다. 그러므로 선거권을 가진 모든 사람들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소신을 갖고 서울시 교육감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그래서 스스로 책임 있는 자유민주주의 시민으로서의 책무를 다해야 할 것이며, 그런 연후에 최종 투표 결과에 대해서는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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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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