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경력 단절 여성/임태순 논설위원

[씨줄날줄] 경력 단절 여성/임태순 논설위원

입력 2012-10-04 00:00
수정 2012-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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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직업심리학자 도널드 슈퍼는 여성의 진로유형을 7가지로 분류했지만 크게 ‘가정파’와 ‘직업파’로 나눌 수 있다. 학교를 졸업한 뒤 신부수업을 하다 결혼하는 ‘안정적 가정주부형’과 직장을 다니다 결혼과 함께 가정에 들어앉는 ‘전통적 진로형’이 전자에 속한다. 과거에는 이런 유형이 일반적이었지만 요즘은 많은 여성들이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일을 하는 추세다. 슈퍼는 직업파를 결혼과 관계없이 직장을 갖는 ‘안정적 진로형’, 결혼해서 직장을 갖는 ‘이중진로형’, 자녀를 어느 정도 키운 뒤 취업하는 ‘단절진로형’, 가정과 직장생활을 오락가락하는 ‘불안정한 진로형’, 직장도 가졌다 이혼도 하면서 일관성 없는 횡보를 보이는 ‘충동적 진로형’으로 세분했지만 ‘직장맘’은 안정적인 진로형과 단절진로형이 대부분이다. 전문직을 갖고 있는 슈퍼 우먼도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양육의 부담이 덜어지면 과거의 경력을 이용하거나 경력을 개발해 취업하는 단절진로형이 일반적이다.

여성들이 직장생활을 하는 것은 여성인력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많아진 데다 가전제품의 개발 등으로 가사노동에 대한 부담이 덜어졌기 때문이다. 일에서 얻는 만족감, 성취감도 적지 않다. 자녀가 부모의 손길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면 여성들은 자신의 삶, 정체성을 돌아보게 된다. 여유시간을 사회봉사, 취미활동 등을 통해 지내기도 하지만 일에 대한 몰입, 몰두로 자아실현 욕구를 충족할 수 있다. 또 가정살림에 보탬이 되려는 현실적 이유도 있다. 자녀교육에 들어가는 사교육비를 충당하고 ‘외벌이’로는 부족한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터로 나가는 경우다.

결혼과 출산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서울지역 여성이 재취업할 때 가장 선호하는 일자리는 강사·전문상담직종이고, 희망월급은 150만~200만원이라고 한다. 서울시 여성능력개발원이 올 상반기 취·창업 경력개발교육 참여자 13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다. 이들 직종이 선호되는 것은 여성들에게 적합하기도 하지만 업무시간을 신축적으로 조정할 수 있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력 단절 여성들은 양육에 대한 부담도 크지만 오랜 시간 현장을 떠난 것에서 오는 업무 미숙, 직장 내 언어폭력 등에 따른 스트레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업무 미숙은 교육이나 본인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지만 폭언과 막말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어머니, 아내가 함께 일하는 시대에는 직장 상사들도 언어의 품격을 지켜야 한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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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0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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