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전기저수지 ‘ESS’/박정현 논설위원

[씨줄날줄] 전기저수지 ‘ESS’/박정현 논설위원

입력 2012-08-08 00:00
수정 2012-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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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사정이 꽤 위태로워 보인다. 예비 전력이 바닥을 보이면서 어제와 그제 이틀 연속 전력경보 ‘주의’가 발령됐다. 서울시내 곳곳에서 정전사태가 빚어지고 있고 시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경계’와 ‘심각’ 단계를 넘어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에 빠져들지 모른다는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구의 절반인 6억명이 정전으로 암흑과 공포에 떨었던 인도 사태가 먼 나라 일만은 아니다. 인도 정전사태는 수력발전을 위한 저수지가 적기 때문에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하면 국민들의 불편함은 물론이고 경제적 비용은 천문학적이다. 반도체 공장과 석유화학·철강·조선 등의 산업현장에서 1초동안만 생산라인이 멈춰도 피해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지난해 1월 여수 산업단지에 발생한 20분 동안의 정전으로 기업들이 입은 피해는 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고된 피해액만 계산한 것이다.

블랙아웃을 막으려면 국민적인 절전 캠페인뿐 아니라 비용을 높여 전력사용을 억제하는 등의 방안과 함께 ‘전기 저수지’ 격인 ESS가 주목받고 있다. 전력저장시스템(Energy Storage System)이란 뜻의 ESS는 전력 수요가 적을 때 전기를 저장했다가 수요가 많을 때 전기를 꺼내 사용하는 전기 배터리쯤에 해당된다. 야간 또는 겨울철에 전력을 생산해 전력 수요가 많은 피크 시간과 피크 시즌인 낮이나 여름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전력 공급이 중단될 때에 대비한 비상발전기 시장을 머지 않아 ESS가 대체할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ESS의 경제성과 효율성이 월등하다는 것이다.

ESS는 비싸다는 게 흠이다. 일본에서 판매되는 가정용 ESS 제품은 80만~100만엔(1100만~1500만원). ESS 시장 규모는 10조 6000억원가량이지만 2020년이면 58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일본·미국 등에서는 이미 가정·산업용 ESS 사용을 장려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동일본 지진과 원전 사태로 전력 부족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일본 정부는 ESS 설치 가정에 상당한 보조금을 지급한다. 미국 상원이 발의한 ESS 세제혜택 수정법안은 인센티브 제공을 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뒤늦게나마 ESS 생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정부도 ESS 산업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2020년까지 ESS 세계 시장의 30% 점유를 목표로, 6조원의 정부 예산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전기 저수지가 전력난 해결의 구원투수가 될지 기대된다.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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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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