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여기] 전유성과 서울관광/조현석 사회2부 기자

[지금&여기] 전유성과 서울관광/조현석 사회2부 기자

입력 2012-01-21 00:00
수정 2012-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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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석 메트로부 차장
조현석 메트로부 차장
지난 19일 원로 개그맨 전유성씨의 강연을 들었다. 그는 서울시가 주최한 ‘설맞이 희망시정 열린 대화’에서 ‘서울 거꾸로 바꾸기’라는 주제로 깜짝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그는 개그계의 아이디어맨답게 “인사동 차 없는 거리의 아스팔트를 걷어내자.”, “세종대왕·이순신장군 동상을 컬러로 만들자.”, “세금의 10%는 납세자가 쓸 곳을 지정하자.”는 등의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재치 있는 입담으로 시청 대회의실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지만 그 속엔 가슴 깊이 새겨야 할 말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서울 관광과 관련해 “볼거리가 부족하다.”는 말은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문화관광과 직원이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980만명이 다녀갔다. 외국인 한 명이 평균 168만원을 써 어림잡아 16조원을 쓰고 간 셈이다. 관광 예산의 증액이 필요하다.”는 말에 대한 답변이었다.

관광산업은 미래에 대한 투자다. 그러나 예산 증액만이 답은 아닐 것이다. 물론 예산이 풍족하면 관광 인프라 구축 등 관광 여건이 개선될 수는 있지만 스토리가 있는 서울을 만드는 것이 더 급하다.

얼마 전 체코 프라하를 다녀온 한 선배가 “가로등 전부를 가스등으로 만든 거리의 야경에 취해 한참을 보냈다.”면서 “인사동의 가로등도 예스러움이 느껴지는 호롱불로 바꾸면 외국인들에게 우리 문화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또 빈센트 반 고흐가 권총자살로 생을 마감하기 전 두달간 살았던 프랑스의 작은 마을 오베르쉬르 우아즈도 떠올랐다. 이 마을은 고흐 그림의 배경이 된 장소마다 고흐 그림과 스토리를 만들어 해마다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서울은 볼거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들이 서울을 떠올릴 만한 감동적인 이야기가 없는 것이다.

서울시는 대규모 관광 인프라 투자에 앞서 아스팔트를 걷어내자는 제안이나 가로등을 호롱불로 바꾸자는 의견을 정책에 담아 이야기가 있는 서울로 만들길 바란다.

hyun6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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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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