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여기] 박원순 ‘협찬歌’/송한수 사회2부 차장급

[지금&여기] 박원순 ‘협찬歌’/송한수 사회2부 차장급

입력 2011-11-05 00:00
수정 2011-11-05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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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랗게 기른 수염을 자르러 이발소 갔을 때 생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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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한수 사회2부 차장
송한수 사회2부 차장
박원순 서울시장은 턱을 살짝 매만지며 운을 뗐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10·26 보궐선거 후보단일화 직후 수염을 잘라야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처음엔 미장원에 가려고 마음먹었다.”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 덥수룩하게 자란 수염을 미장원에선 자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이발소로 발길을 돌렸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박원순씨 닮았네요.”라고 말을 건넸다. 그냥 듣고 있다가 이발을 끝낸 뒤에야 “박원순 맞다.”고 맞장구를 쳤다. 귀띔받은 주인이 돈을 받지 않으려고 했단다. 당시 박 후보는 잠깐 고민에 빠져들었다. 물론 ‘돈을 낼까, 말까’를 놓고서다.

그는 결국 이발료를 주지 않았다. 까닭도 간단명료했다. “그분의 마음을 받으려면 돈을 내지 않는 게 맞다고 여겼죠.”

‘협찬’ 논란 뒤끝에 나온 에피소드다. 그는 “내게 협찬을 받았다느니 말을 늘어놓는데, 이것 역시 협찬 아니겠느냐.”며 희미하게 웃었다. 취임 첫날인 지난달 27일엔 출입기자들을 만나 “이제 여러분 협찬을 바란다.”고도 했다.

‘과로사하고 싶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밝혔다는 소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아름다운 가게’ 때 신년회에서 열심히 일하겠다는 뜻으로 꺼낸 말이었는데 오해를 낳았다는 것이다.

몸에 밴 습관 덕분에 하루 4시간 자는데 이젠 쪽잠이라도 청해야겠다는 데 생각이 닿았단다. 승용차로 이동할 때 짬짬이 해결하지만 모자랐다. 워낙 많은 일정을 소화해 피곤하기 때문이다. 이어 “시청에 오니 좋은 침대가 하나 있더라. 들키지 않고 들어갈 방법을 찾다가 땅굴이라도 팔까 생각했다.”며 웃었다.

박 시장은 진지한 얼굴로 되돌아갔다. “공무원들이 어떤 정책기획물을 하루 만에 내놓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시민 협찬’을 받아 서울 수장(首長)에 오른 그는 ‘직원 협찬’에 기대하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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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05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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