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행사’ 무기한 연기…전문가 “통신선은 생명선, 백업 대책부터”

‘5G 행사’ 무기한 연기…전문가 “통신선은 생명선, 백업 대책부터”

이재연 기자
이재연 기자
입력 2018-11-27 22:14
수정 2018-11-27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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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새달 1일 5G 전파 송출 간담회 취소
“5G시대 유사시 백업망 등 더 철저히 해야”


5G 일상화 때 통신 장애 피해 상상 불가
전문가 “설비망·대처 매뉴얼 같이 갖춰야”
李총리, 철도·통신 등 비상상황 점검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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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화재가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KT 아현지사에서 회사 관계자들이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화재 여파가 이어지자 KT를 비롯해 LG유플러스, SK텔레콤 등 통신 3사는 이번 달 열릴 예정이던 5G 상용화 홍보 행사를 모두 연기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24일 화재가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KT 아현지사에서 회사 관계자들이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화재 여파가 이어지자 KT를 비롯해 LG유플러스, SK텔레콤 등 통신 3사는 이번 달 열릴 예정이던 5G 상용화 홍보 행사를 모두 연기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다음달 1일 세계 최초 5세대(5G) 통신 상용화 선언을 앞두고 발생한 KT 화재는 임박한 ‘초(超)연결 사회’가 지닌 그늘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모든 네트워크가 빈틈없이 연결되는 5G 사회의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초보적인 통신 장애도 ‘사회 마비’ 수준 대란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위험성을 미리 보여준 셈이다. 초연결사회로 갈수록 ‘통신선은 곧 생명선’이라는 개념을 세우고, 각종 재난 대비 백업망 및 행동 매뉴얼을 동시에 마련해 놓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는 12월 1일 5G 첫 전파 송출을 앞두고 각사별로 준비했던 사업전략 발표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날 “통신사들이 협력해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해 행사를 연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KT와 SK텔레콤도 ‘통신 장애의 조속한 복구 및 재난 상황 대처’를 이유로 간담회를 전격 취소했다.

업계는 “A~C급 통신국사와 달리 통신관로를 의무적으로 이중 연결할 필요가 없는 D급 시설에서 불이 난 것이 오히려 역설적이었다”고 지적했다. D급은 주로 가정·개인으로 가는 회선임에도 불구하고, 유·무선 통화 두절은 물론 TV 시청, 카드결제, 현금지급기부터 병원 진료, 학교 도서관 이용, 일부 경찰·소방 긴급전화까지 정지된 것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서울 강북 주요지역이 ‘생존 대란’을 겪었다. 초연결 사회의 통신 고리가 끊겼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을 사전 경고한 격”이라면서 “관련 재난에 대비한 설비망과 대처 매뉴얼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허리케인 ‘어마’로 2주간 통신이 두절됐던 푸에르토리코는 초대형 통신 풍선까지 동원한 끝에 일상을 되찾을 수 있었다.

자율주행, 드론 운행, 원격진료 등 5G 신기술이 일상화됐을 때 통신 장애로 인한 인명·사회적 피해는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이들 기술 상용화까지는 아직 많이 남았지만, 백업 대비책을 지금부터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시속 100㎞로 자율주행하는 고속도로에서 단 3초만 통신이 두절돼도 차들은 약 100m를 무법 주행하게 된다. 지난 3월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우버’ 자율주행차의 보행자 사망사고, 5월 구글 자율주행차 회사 ‘웨이모’의 교통사고 등이 전초격이다.

이런 이유로 5G 시대는 유사시 백업망, 우회라인 확보를 더 철저히 해야 한다.업계 관계자는 “현재 백업망은 유사시 특정 기지국 연결이 끊기지 않도록 기지국끼리 ‘링(ring·고리)형’으로 연결을 해놓는다”면서 “그러나 완벽하다고 말할 수 없고, 5G 통신 때는 더 촘촘해져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모든 통신망을 전부 이중화하는 것은 비용 문제로 이어지는 딜레마도 있다. 이병태 교수는 “결국 통신산업의 투자 확대가 관건”이라면서 “통신사 인하 압력 등 정치권의 외압, 지배구조 개선, 외주화 등도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정보기술(IT) 강국 대한민국의 맨 얼굴을 드러냈다. 우리가 성취한 기술이 얼마나 불균형하게 성장했는가를 적나라하게 증명했다”면서 “철도, 통신, 전력, 가스 등 사회기반시설의 비상상황 관리 매뉴얼을 재정리하고 인력 배치와 시설, 장비 등을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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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2018-11-2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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