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못 만드는 한국경제…외환위기 이후 최장 대량실업

일자리 못 만드는 한국경제…외환위기 이후 최장 대량실업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8-17 15:07
수정 2018-08-1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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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내수 둔화 속 고용쇼크 장기화…전문가 “규제 풀고 경기 살려야”

정책팀 = 한국 경제의 일자리 창출 동력이 꺼져 가고 있다.

투자와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경기가 가라앉을 조짐을 보이고 미·중 무역전쟁 발발로 수출전선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1월만 해도 30만 명이 넘던 취업자 증가폭은 7월 들어 5천 명으로 쪼그라든 가운데 실업자가 7개월째 100만명을 넘어 외환위기 이후로는 가장 긴 대량실업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나홀로 경제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강변하고 있는 가운데, 경제전문가들은 5천 명에 불과한 취업자 증가폭은 경기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 수출·내수 둔화속 일자리 창출 난망…환란후 최장 실업난

17일 정부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수출이 16.3% 증가한 데 비하면, 증가폭이 크게 둔화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한데다 국제유가도 상승하면서 수출기업들이 직면한 대외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생산과 투자는 부진하고, 소비증가세도 지지부진하다.

6월 전(全)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7%, 광공업생산은 0.6% 각각 감소했고, 소매판매는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6월 설비투자는 5.9% 감소해, 전월(-3.0%)에 비해 감소폭이 2배 가까이 확대됐다. 건설투자도 건축과 토목 공사실적이 줄면서 감소폭이 2.7%에서 4.8% 커졌다.

수출과 내수 증가세가 모두 부진하면서 2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수익성은 급격히 둔화해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6%, 순이익은 6.41% 각각 줄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경제의 일자리 창출 동력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지난달 취업자는 작년 7월보다 5천 명(0.0%) 증가하는데 그쳤다.

취업자 증가는 올해 2월 10만4천 명, 3월 11만2천 명, 4월 12만3천 명, 5월 7만2천 명, 6월 10만6천 명으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다, 급기야 ‘제로’에 수렴하는 모습이다.

월평균 31만6천 명 증가한 작년에 견줘 보면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올 들어 실업자는 7개월 연속으로 100만 명을 웃돌았다. 구직기간 4주를 기준으로 통계를 낸 1996년 6월 이래 실업자가 7개월 이상 100만명이 넘은 것은 1999년 6월부터 2000년 3월까지 10개월간 이후로는 처음이다. 당시는 1997년말 시작된 외환위기의 후폭풍이 끝나가는 시기였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수석연구위원은 “미·중 무역갈등 심화로 불안감이 커지면서 수출증가세가 둔화하고, 소비도 예상만큼 살아나지 못하고 있어 건설업과 제조업, 서비스업, 자영업 모두 고용창출 효과가 약해진 모습”이라며 “경기상승 동력이 계속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 경제전문가 “최저임금 인상+경기 악화…고용시장 최악”

경제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경기 악화가 서로 복합적으로 상승작용을 하면서 고용시장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내년 최저임금 인상 결정을 재고하는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재점검하고 꺼져가는 경기를 살리기 위한 노력에 매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경기 악화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영향이 서로 상승작용을 하면서, 고용시장이 너무 안 좋아지고 있는 것”이라며 “임금이 오르면서 실업자가 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재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 고용상황은 거의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상황”이라며 “제조업이 침체한 가운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의 영향으로 자영업자와 서비스업이 몰락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자리 정부가 일자리를 죽이는 정부가 됐다”면서 “정책 및 인선과 관련, 180도 방향전환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용과 관련해 안 좋은 숫자가 추세적으로 이어지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면서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정책 방향을 그대로 유지할지 고민을 해보고, 자영업자가 비명을 지르는데 최저임금에 대해서도 재심 등 다른 방안을 강구해야 할 타이밍”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꺼져가는 경기를 살리기 위한 노력도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내야 한다”면서 “규제 완화도 서두르고, 판을 흔드는 전향적인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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