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초환 공포에 강남 재건축 거래 ‘뚝’…“2억원 싸도 안팔려”

재초환 공포에 강남 재건축 거래 ‘뚝’…“2억원 싸도 안팔려”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5-21 09:29
수정 2018-05-2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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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세금 등 전방위 압박에 재초환 피한 곳도 반사이익 없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담금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며 강남 재건축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이하 재초환) 대상은 매수문의가 끊겼고, 이미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부담금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 단지들도 ‘풍선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로 금융권에서 돈 빌리기가 힘들어진 가운데 지난달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에 이어 보유세 강화 논의, 재초환 부담금 충격까지 더해지며 재건축 투자수요자들의 눈치보기가 심화하는 양상이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76㎡는 연초 호가가 최고 16억5천만원까지 올랐다가 최근 2억원 떨어진 14억5천만∼15억원에 매물이 나오지만 거래가 잘 안된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재건축이 언제 될지 모르고, 재건축 부담금도 만만찮을 것이라고 하니 모두 관망하는 분위기”라며 “매수를 고민 중인 사람들도 13억원대까지 떨어져야 사겠다고 하는데 매수-매도자 간 호가 격차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도 연초 최고가에서 1억원 가량 떨어진 매물들이 일부 소진된 후 소강상태다.

서울시가 당초 3월 말로 예정했던 재건축 국제현상설계공모 발표를 지방선거 이후로 늦춘 데다 재건축 부담금 공포가 확산하며 매수 문의가 급감했다.

현지의 중개업소 대표는 “재건축 부담금 때문에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수요자들이 관망하는 것”이라며 “조합에선 2억∼3억원대 부담금을 예상하지만 반포 현대 사례만 봐도 예측이 어려운 수준이라 매수를 조심스러워 한다”고 말했다.

이미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했거나 통과해 재건축 부담금에서 벗어난 단지들도 매수세가 없긴 마찬가지다.

이들 단지는 재건축 지위양도가 금지돼 거래 가능한 매물이 적은데도 반사이익이 없는 셈이다.

현재 이주가 진행 중인 강남구 개포동 주공 1단지는 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

개포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지난달 관리처분인가 이후 양도세가 늘면서 집주인들이 그만큼 매매가를 올려서 내놓다 보니 거래는 더 안된다”며 “이달 들어 단지 전체를 통틀어 한두 건 팔린 정도”라고 말했다.

강동구 둔촌 주공아파트도 이주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이달 들어 2건 거래되는데 그쳤다.

둔촌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재건축 부담금에선 벗어났지만 대출 규제, 양도세 중과 등 다른 규제들이 많다 보니 투자 수요는 엄두를 못낸다”며 “최고가 대비 6천만∼7천만원 싼 급매물만 팔렸고 일반 매물들은 찾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경남3차 아파트 등은 지난해 말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했고 서울시 심의에서 7월 이후로 이주 시기가 정해지며 재초환을 피해갈 가능성이 커졌지만 여전히 거래가 뜸하다.

경남3차 아파트의 경우 호가가 연초 대비 1억원 이상 떨어졌지만 계약이 잘 안 되고 있다. 서초구 반포 주공 1·2·4주구는 재초환 폭탄을 맞을까봐 관리처분인가가 나기 전까지 계약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재건축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에서도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지난해 말부터 4주 연속 하락세다.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안명숙 부장은 “정부의 규제 정책이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 집중되고 있는 데다 보유세도 강화될 전망이어서 투자 수요가 많이 위축돼 있다”며 “재건축 시장은 한동안 약세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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