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끝난 것 아니었나?…환율ㆍ북미협상 ‘암초’ 만난 한미FTA

다 끝난 것 아니었나?…환율ㆍ북미협상 ‘암초’ 만난 한미FTA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3-30 10:32
수정 2018-03-3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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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FTA 미룰 수도 있어”…산업부 “FTA 후속조치는 계속 진행”

사실상 타결된 것으로 알려진 한미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이 잇단 암초를 만나면서 삐걱거리고 있다.

한미FTA와 환율 문제를 ‘패키지’로 협상했다고 주장하는 발언이 미국 측에서 나온 데 이어 이번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FTA와 대북협상의 연계를 시사하는 발언을 내놨다.

당장은 한미FTA 개정협상 후속 조치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상황 전개에 따라서는 최종 서명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오하이오 주 리치필드에서 한 대중연설에서 한미FTA 개정협상에 대해 “북한과의 협상이 타결된 이후로 그것을 미룰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압박 전선에서 한국이 이탈할 가능성 등을 차단하고자 한미FTA를 지렛대로 삼았다고 분석했다.

국내 통상 전문가들도 이런 분석에 대체로 동의한다.

정인교 인하대 대외부총장은 30일 “북미대화에서도 한국 정부가 일정한 역할을 잘해달라는 메시지 같다”면서 “한미FTA 타결을 마치 자기들이 양보한 것처럼 생각하는 것으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한미FTA와 환율 문제를 같이 협상했다는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CNN 방송에서 미국이 한미FTA 개정협상을 잘 마무리했다면서 “우리는 환율 평가절하와 관련된 것을 하위 합의(sub-agreement)에 넣었다”고 주장했다.

한미FTA 개정협상이 우리 국회의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가 FTA 협정문에 일각에서 우려하는 ‘이면합의’를 포함했을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그러나 기획재정부가 미 재무부와 환율 문제를 협의하는 것 자체가 결국 우리의 ‘환율 주권’에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미국이 계속 환율과 북한문제 등 다른 현안을 한미FTA와 엮으려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우리가 너무 빨리 협상 결과를 발표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한미FTA를 다른 현안과 연계할 수 있는 카드로 보고 ‘정부 대 정부’ 협상이라는 큰 그림에서 전략을 짜고 있는 데, 우리는 한미FTA를 이미 끝난 협상이라고 섣불리 판단하고 안심한 것 같다는 이야기다. 양국은 원칙적 타결을 선언했을 뿐 최종 서명은 아직 안 한 상태다.

이런 상황은 최근 미국 내에서 한미FTA 협상 결과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마지막까지 한미FTA를 카드로 쓰려는 트럼프식 협상 전략의 일환 같다”면서 “우리가 너무 잘했다고 하면 미국은 당연히 반감을 갖게 되며 협상은 끝나고 나서 먼저 샴페인을 터뜨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산업부는 현재 협상 창구인 미국무역대표부(USTR)와 원칙적 타결의 후속 조치로 개정 협정의 문안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절차는 트럼프가 북한문제와 연계하지 않더라도 바로 끝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문안 작업과 법률 검토 뒤 국회 비준 동의 절차를 남겨두고 있으며 미국도 의회 협의를 거쳐야 한다.

그 전에 미국국제무역위원회(USITC)가 협상 결과를 분석해야 하는데 이 작업만 한 달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

철강 관세 면제는 미국이 공식적으로 5월 1일부터 면제하겠다고 밝힌 만큼 한미FTA 최종 서명이 늦어지더라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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