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햄버거병’ 제 발 저렸나…소비자원 입막은 맥도날드

[단독] ‘햄버거병’ 제 발 저렸나…소비자원 입막은 맥도날드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17-08-08 22:32
수정 2017-08-08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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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S 논란에 38종 안전성 검사…맥도날드, 공표금지 가처분 신청

식중독균 기준치 초과 검출에 맥도날드 “무분별한 검체 수거 탓”

이른바 ‘햄버거병’으로 송사에 휘말린 맥도날드가 정부의 햄버거 위생실태 조사 결과 공개를 막기 위해 가처분 신청을 냈다. 소비자의 알권리를 침해한 비도덕적인 행위라는 비판이 나온다.
8일 패스트푸드 업계와 관계 당국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원은 이날 공개할 예정이었던 ‘시중 유통 햄버거의 위생실태 조사 결과’ 발표를 급작스럽게 취소했다. 맥도날드가 소비자원의 공표를 막아 달라며 지난 7일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기 때문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자료를 보완할 필요가 있어 공개를 유보했다”고 밝혔다. 법원 판결은 10일 나온다.

소비자원은 지난달 덜 익은 고기 패티를 먹은 어린이가 일명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출혈성 장염·HUS)에 걸린 사건이 논란이 되자 5년여 만에 햄버거 안전성 검사에 나섰다.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6곳과 편의점 5곳에서 판매되는 햄버거 38개를 수거해 미생물 검출 여부를 시험했다. 그 결과 HUS를 유발하는 장출혈성 대장균은 38종 모든 제품에서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균 등 5종의 세균은 모든 제품에서 나오지 않았다.

다만 맥도날드 햄버거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 이 세균은 식중독 원인균이다. 검사 결과를 놓고 보면 맥도날드는 ‘햄버거병’ 누명을 벗을 순 있지만 식중독균 검출이라는 또 다른 오명을 쓰게 된다. 이에 따라 맥도날드는 여론의 포화를 피하기 위해 가처분 신청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맥도날드는 서울신문 보도 이후 “소비자원의 검사가 미생물 검사의 최소 기준인 식품위생법령상 기본 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문제 제기를 했음에도 소비자원이 공표를 강행하려 해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라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햄버거 수거 및 운반 과정에서의 황색포도상구균 오염·증식 가능성을 배제해야 함에도 그냥 쇼핑백에 넣어 장거리를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소비자원은 지난 1일 사업자 간담회를 열어 시료 확보 절차와 검사 결과 등을 공개하고 업체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사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소비자원의 정보 공개에 대해 이해 당사자가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은 ‘가짜 백수오’ 논란이 일었던 2015년 4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당시 소비자원은 내츄럴엔도텍 등 6개 업체 제품에서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내츄럴엔도텍은 조사 결과 공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가 취하했다.

전문가들은 맥도날드가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향기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식품안전위원장은 “정부기관은 소비자들이 궁금해하는 정보를 공개할 의무가 있고 소비자는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면서 “최근 많은 소비자가 의구심을 품은 햄버거 안전성 관련 검사 결과를 공개하지 못하도록 막은 것은 기업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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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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