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추가지원] 실제 돈투입까지 험로…내달 사채권자집회 관건

[대우조선 추가지원] 실제 돈투입까지 험로…내달 사채권자집회 관건

입력 2017-03-23 14:26
수정 2017-03-2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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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 채무조정 동의가 열쇠5월 대선·새정부 출범도 정상화에 변수

채권단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신규자금 2조9천억원 지원 방안을 결정했으나 실제 지원으로 이어지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모든 이해관계자의 손실 분담 원칙에 따라 전체 채권자가 채무조정을 한다는 전제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 사채권자 집회·기업어음…채무재조정 ‘산 넘어 산’

23일 채권단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대우조선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 1천550억원에 대해 50%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는 3년 유예 후 3년 분할 상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시중은행이 보유한 무담보채권 7천억원 가운데 80%는 역시 출자전환하고 나머지는 5년 유예 후 5년 분할상환한다.

금융당국은 이 중 어느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신규 자금을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

시중은행 무담보채권의 경우 신한·국민·KEB하나·우리·농협 등 시중은행이 채권단협의회에서 ‘결단’을 내리면 되는 것이어서 상대적으로 합의 도출이 어렵지는 않다.

2015년 10월 대우조선 정상화 지원방안이 나올 당시 시중은행은 기존 여신을 동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대우조선의 선박 인도로 선수금환급보증(RG)이 해소되는 등 여신이 2조2천억원 감소하고 충당금을 적립해온 만큼 시중은행이 일부 출자전환과 만기상환을 감내할 수준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채무재조정은 회사채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채권자 집회는 채권 만기별로 열린다.

하지만 대우조선은 신규 자금을 빨리 지원 받기 위해 다음달 17∼18일 채권 만기별 채권자 집회를 몰아서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 회사채 만기 도래일은 4월 21일(4천4억원), 7월 23일(3천억원), 11월 29일(2천억원), 내년 3월 19일(3천500억원), 2019년 4월 21일(600억원) 등이다.

채권액 기준으로 3분의 1이 참석해 참석자의 3분의 2가 동의해야 한다.

만기별 집회 중 어느 한 곳에서 채권단이 제시한 요건이 수용되지 않으면 회사채의 채무조정안 자체가 부결된다.

당사자인 대우조선이 사채권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해당 조건에 동의해달라고 설득해야 해서 만만치 않은 작업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사채권자의 인적사항과 개인 연락처를 알아내는 일부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갔던 현대상선은 사채권자 집회 한달여 전에 300여명의 임직원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를 꾸려 설득작업에 들어갔다.

그런데도 한 차례 부결됐다가 두 번째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조정안이 가결됐다.

대우조선은 현대상선보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데에다가 재조정해야 할 회사채가 1조3천50억원으로 현대상선(8천42억)보다 많다.

여건도 좋지 않다. 현대상선의 경우 출자전환을 수용하면 회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유가증권시장에 내다 팔아 돈을 회수할 수 있었지만 대우조선은 현재 주식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금융당국은 출자전환한 주식을 현금화할 수 있게 올 하반기 중으로 대우조선의 주식거래가 재개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사채권자들로서는 내키지 않을 수 있다.

기관투자자들, 특히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의 선택에 따라 회사채 채무재조정안이 쉽게 갈 수도, 어렵게 갈 수도 있다.

현재 사채권자 구성을 보면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가 전체 물량의 절반이 넘는 7천억원 가량을, 은행과 금융투자업계는 3천600억원 가량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투자자 물량이 전체의 80%에 달한다.

기업어음은 또 다른 복병이 될 수 있다. 대우조선이 기업어음을 들고 있는 이를 찾아가 일일이 설득해야 한다.

대개 100억원 단위 기업어음을 개인이 아닌 기관투자자가 보유할 가능성이 크고 기업어음을 갖고 있다면 회사채 역시 보유할 수 있어 기업어음 보유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이 회사채보다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이 CP를 보유하고 있다면 찾기가 만만치 않다.

◇ 합의 불발되면 프래패키지드 플랜…5월 대선도 변수

회사채나 기업어음의 채무조정안이 실패로 끝나면 대우조선은 ‘프리패키지드 플랜’(pre-packaged plan·P-플랜) 1호 기업이 된다.

P-플랜은 모든 채권자에게 적용되는 광범위한 채무조정이라는 법정관리의 장점과 워크아웃이 지닌 신규 자금지원 기능을 결합한 새로운 구조조정 제도다.

P-플랜에 들어가면 대규모 채무조정과 신규자금 지원 진행된다.

특히 현재 방안보다 더 많은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 조선소가 워크아웃에 들어가게 되면 선박을 발주한 선주가 계약을 취소하고 선수금 환급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은행이 보유한 선수급환급보증(RG) 규모가 11조4천억원에 달한다. 물론 P-플랜에 들어간다고 해서 이 RG를 모두 물어줘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 지어진 선박이라면 선주 입장에서는 기다렸다가 인도받는 것이 낫기에 작업공정률에 따라 선수금 환급 청구 여부가 갈린다.

이런 점을 고려해도 수조원대 자금지원은 불가피하다.

게다가 P-플랜에 들어가면 대우조선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나빠져 신규 수주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5월 대선과 이후 출범할 새 정부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다.

다음 달 중순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조정안이 부결되면 바로 P-플랜에 들어가게 되므로 시기적으로 새 정부 출범과 맞물린다.

야당의 대선주자와 대우조선이 있는 거제지역의 국회의원이 정부가 대우조선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하고 있어 대선 기간 대우조선 문제가 쟁점으로 부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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