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한 치 앞 예상할 수 없다”

재계 “한 치 앞 예상할 수 없다”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6-11-13 22:54
수정 2016-11-13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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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총수 줄소환하자 ‘초긴장’…이재용 부회장 8년 만에 소환

“한 치 앞을 예상할 수가 없네요.”

검찰이 지난 주말 동안 재벌 총수들을 줄줄이 불러 조사하자 재계는 ‘시계제로’ 형국에 빠졌다.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참고인 신분이라고는 하지만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기 때문에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13일 오후 검찰에 불려 나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08년 삼성 특검 때 서울 용산구 한남동 특검 사무실(고뫄스빌딩)에서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 등으로 조사를 받은 적이 있지만 검찰청으로 직접 소환된 것은 처음이다. 이 부회장(당시 전무)은 2008년 당시 e삼성 사건과 관련해 고발을 당한 상태여서 피의자 신문조서도 작성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소환되면서 LG 내부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가라앉았다. 구 회장은 2003년부터 이듬해 봄까지 진행된 대선 자금 수사 때 출국금지 명단에 오르긴 했지만 직접 소환된 건 처음이다.

지난 12일 오후 불려 나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전날 외손녀 결혼식에 참석했을 때만 해도 소환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통보를 받고 가신 것으로 안다”면서 “검찰이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배경 등을 집중적으로 물어봤을 것으로 짐작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올해 78세인 정 회장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특혜 분양 사건으로 1978년 처음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고 이후 28년 만인 2006년 비자금 조성 및 경영권 승계 비리 의혹 등으로 검찰에 소환돼 사흘 만에 구속된 바 있다.

지난 12일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이어 13일 오후 최태원 회장이 검찰에 소환되면서 SK도 비상이 걸렸다. 최 회장은 두 재단 출연과 관련해 사전 또는 사후에 김창근 의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는지, 올 초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를 한 적이 있는지 등에 대해 질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이재현 CJ그룹 회장 대신 박 대통령과 독대를 한 손경식 회장과 지난 5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사퇴 과정에서 퇴진 압박을 받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일본 출장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유일하게 검찰 수사를 비켜 갔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 등 일부 기업은 민중총궐기 대회 등으로 시선이 분산된 12일에 소환해 놓고 왜 나머지 총수는 사실상 공개적으로 소환 사실을 알리는지 검찰의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기업 총수들이 검찰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에 대해 “대가성은 아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검찰이 향후 어떤 태도를 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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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6-11-1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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