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신세계, ‘간편결제’ 갈등…소비자만 피해

삼성·신세계, ‘간편결제’ 갈등…소비자만 피해

입력 2016-03-18 11:11
수정 2016-03-1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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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삼성페이’ 불허에 삼성도 ‘신세계상품권’ 차단

삼성그룹이 범(汎) 삼성가에 속하는 신세계그룹과 간편결제 사업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신세계가 자사 업장에서 ‘삼성페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자, 삼성이 신세계 상품권과의 제휴관계를 끊어버린 것이다.

두 그룹의 갈등은 고스란히 삼성페이와 신세계상품권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불편과 피해로 돌아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호텔신라 등 삼성 계열사들과 신세계의 상품권 제휴가 지난 2일자로 종료됐다.

해당 삼성 계열사는 호텔신라, 신라스테이, 신라면세점, 에버랜드다. 여기에 역시 범 삼성가인 보광의 휘닉스파크도 같은 날 신세계 상품권 제휴를 끊었다.

신세계상품권을 삼성 계열 호텔·쇼핑·레저시설에서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상품권 홈페이지와 최근 발행한 상품권 뒷면의 사용처 명단에서 이들 업장을 삭제했다.

제휴 관계 단절을 모르고 에버랜드 등에서 신세계 상품권을 이용하려던 고객들만 곤혹스러운 입장이 됐다.

이에 앞서 삼성은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인 신세계몰에서 삼성 임직원 전용몰을 철수했다.

삼성은 2010년부터 5년간 신세계몰을 임직원들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전용몰로 사용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9월 계약기간이 만료되자 연장하지 않은 채 G마켓으로 전용몰을 옮겨버린 것이다.

모태가 같은 삼성과 신세계그룹의 관계가 이처럼 삐걱거리고 있는 것은 최근 유통업계의 핫 이슈로 떠오른 간편결제 서비스 경쟁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조선호텔 등 모든 신세계 계열사는 아직 삼성페이의 사용을 차단하고 있다.

신세계가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인 SSG페이의 확산에 주력하면서 경쟁 서비스인 삼성페이를 견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체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갖고 있는 롯데와 현대백화점그룹은 삼성페이의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이 자극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신세계는 “상품권 사용 계약이 연장되지 않은 것은 수수료 문제때문이며, 이마트 등 신세계 유통 채널의 삼성페이 사용은 이와 별개로 계속 협의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과 신세계는 작년부터 신세계 계열사의 삼성페이 결제 허용 문제를 협의했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간편결제 서비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모두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라 쉽게 타협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 부회장은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미국 모바일 결제 솔루션업체 루프페이 인수를 결정하는 등 모바일 간편결제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작년 8월 한국에서 처음 선보인 삼성페이는 애플페이의 대항마로 떠올랐으며, 이달 안으로 중국과 유럽 등 세계 전역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SSG페이와 SSG닷컴 등 온라인·모바일 사업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최근 이마트의 최저가 판매와 대대적인 ‘쓱’ 마케팅도 간편결제 서비스와 온라인몰 강화를 위한 전략이다.

신세계는 지난해 7월 출시한 SSG페이의 사용처를 앞으로 은행 계좌 연동 서비스, 교통카드 기능, 아파트 관리비 납부서비스 등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두 그룹은 삼성이 2007년 삼성플라자와 2011년 홈플러스를 각각 매각한 뒤 겹치는 사업 분야가 거의 없어 부딪힐 일이 없었다.

그러나 요즘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신세계가 지난해 서울시내 면세점 유치전에 참여하면서 신라면세점을 보유한 삼성과 유통 분야에서 격돌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7월 유치전에서는 현대산업개발과 공조한 삼성이 면세점을 따내고, 신세계는 고배를 마셨다. 당시 삼성과 신세계는 같은 뿌리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신세계는 넉달후인 11월 재도전에 나서 남대문에 면세점을 확보하면서 이 분야에서 ‘삼성 대 신세계’의 대결 구도가 이뤄졌다.

면세점에 이어 이번에는 유통 분야의 핫이슈인 간편결제 서비스에서 다시 대립하게 된 것이다.

삼성과 신세계 간의 ‘틈’은 4년전부터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했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지난 2012년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이 동생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상대로 낸 유산분쟁 소송 당시, 동생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중립을 지켰다.

이는 사실상 이맹희 명예회장의 편에 선 것으로 해석됐다.

재계 관계자는 “두 집안의 감정이 좋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그동안 쌓인 갈등이 최근 사업 경쟁 구도 속에서 폭발 조짐을 보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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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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