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블로그] 이광구 행장이 매각 회의론에도 여유만만 까닭은

[경제 블로그] 이광구 행장이 매각 회의론에도 여유만만 까닭은

이유미 기자
입력 2015-07-22 23:48
수정 2015-07-23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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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아침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날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협의회를 열고 있었죠. 회의 도중 이 행장이 손목시계를 한 번 내려다봅니다. 아침 9시 15분. 그리고 말을 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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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구 우리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조금 있으면 박상용 공적자금관리위원장이 우리은행 민영화 방식을 발표합니다. 여러분도 알고 있듯이 과점주주 방식(지분을 4~10%씩 쪼개서 매각)이 될 것 같습니다. 수개월간 열심히 뛰어다닌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행장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가득했습니다. 표정에선 ‘여유’마저 느껴졌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입니다. 우리은행 매각이 이번에도 실패할 것이라는 회의론이 금융권에 팽배한 것과는 대조를 보입니다. 회의론자들은 경영권이 보장되지 않는 과점주주 방식이 흥행에 성공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합니다. 일부 사모펀드만 관심을 보이다 또다시 흐지부지될 것이란 거지요.

그런데 정작 우리은행은 별 걱정이 없어 보입니다. 아이디어가 많아 ‘꾀돌이’로 불리는 이 행장이 믿는 구석 없이 덜컥 과점주주 방식을 금융 당국에 먼저 제안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거죠. 이 행장은 연초부터 과점주주 방식을 염두에 두고 투자자들과 접촉해 왔습니다. 기업금융 거래처를 찾아다니며 특유의 장사꾼 기질로 설득에 설득을 거듭했다고 합니다. 금융 당국에 과점주주 방식을 관철시킬 때는 잠재적인 투자자를 어느 정도 확보한 뒤였다고 합니다. 현재 잠재적인 투자자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포함해 8~10곳 정도라고 합니다. 물론 이 중에 2~3곳은 금융시장에서 우려하는 사모펀드입니다. 일부 사모펀드의 적격성 문제가 해소되면 지분 30% 매각은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게 우리은행의 내부 분위기입니다.

물론 이 행장의 ‘뻥카’일 수도 있습니다. 딸을 시집보내는 친정아버지가 사윗감을 고르면서 “우리 딸(우리은행)은 혼기가 한참 지났고 부족한 점이 많다”고 얘기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죠. 그렇다 치더라도 사수(四修) 끝에 재도전하는 우리은행 민영화가 이번에는 꼭 성공하길 바랍니다. 오랜 ‘족쇄’였던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에서 벗어나 우리은행이 시장에서 제대로 된 진검승부를 펼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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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5-07-2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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