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싸게 파는데 정부가 왜 막나”

소비자들 “싸게 파는데 정부가 왜 막나”

입력 2014-11-04 00:00
수정 2014-11-04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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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실효성 논란 재점화… ‘아이폰6 대란’ 방통위 “엄중 대응” 경고 뒤 보조금 70만원

지난 주말(1~2일)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한 달 만에 불법 보조금 ‘대란’이 재현되자 정부가 과징금 등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애초 가입자 급감으로 시장원리에 안 맞는다는 비판을 받았던 단통법은 이번엔 실효성 시비로 논란에 휩싸였다. ‘모든 소비자에게 균등한 혜택을 주자’는 기본 취지조차 못 살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정부의 엄중 대응 방침에 이동통신사들이 급하게 발을 빼느라 3일 개통취소 통보를 하자 전날 새벽부터 긴 줄을 서서 기다렸던 소비자들만 또다시 골탕을 먹었다. “싸게 판다는데 정부가 왜 막냐”고 불만을 터뜨리는 소비자들도 상당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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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이 이날 서울시내 한 판매점에서 입수한 시간대별 이통 3사 리베이트 지급 내역을 보면 이번 ‘아이폰 대란’은 자연스럽게 발생했다. 각 사업자가 상대방 리베이트 지급 내역을 항시 모니터링하고 있기 때문에 한 사업자의 도발은 연쇄 도발로 이어지는 구조다.

지난 1일 먼저 보조금 과열 경쟁의 포문을 연 건 KT였다. KT는 아이폰 판매 첫날인 지난달 31일 번호이동 건수가 3720명 순감으로 3사 중 성적이 가장 안 좋았다. 1일 낮 12시 KT는 아이폰6(16GB)에 대한 판매점 리베이트를 기존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올렸다.

여기까지는 ‘불법 보조금 조장’이라는 딱지를 붙이기 어렵다. 40만원 중 법정 보조금만 고객에게 지급하고 나머지는 판매점이 수익으로 가져가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30만원이라는 균형이 깨지자 이통3사의 경쟁에 금세 불이 붙었다. 이날 오후 2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각각 40만원으로 리베이트를 높였고, KT는 50만원으로 상향했다. 결국 같은 날 오후 11시까지 이통 3사의 리베이트는 50만~70만원까지 올라갔다. 판매점이 기기당 수익금을 15만원씩 남긴다고 해도 아이폰6를 10만원대에 팔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런 보조금은 2일 오후 2시 방통위가 ‘엄중 대응하겠다’고 경고한 뒤 3사 임원들을 소집하면서 다시 30만원대가 됐다.

문제는 일부 소비자들만 선의의 피해자가 됐다는 사실이다. 2일 아이폰6를 구매했으나 주말 개통 숫자가 밀려 월요일에 개통하기로 예약한 소비자들은 모두 개통 취소 처리됐기 때문이다.

방통위가 ‘대란’의 주범으로 지목하는 이통사들도 할 말은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한 사업자가 리베이트를 올리고 그에 따라 가입자가 이동하는 것이 눈에 보이는데 그냥 무시하고 두고 보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아이폰 대란에 대해 “일종의 시장 역습”이라면서 “법이 현실과 따로 돌고 있으면 그 법을 고쳐야 하는데 정부는 오히려 법 개정 움직임이 시장혼란을 부추긴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통법 문제가 지적될 때마다 제조사, 이통사, 국회만 탓하는 정부의 행태를 꼬집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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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2014-11-0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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