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 복지 재원에 정부-지자체 해마다 갈등

눈덩이 복지 재원에 정부-지자체 해마다 갈등

입력 2014-09-03 00:00
수정 2014-09-0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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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연금 도입 등으로 지자체 “복지재정 파산” vs 정부 “지자체 여력 있다”

기초연금과 만0~5세 전면 무상보육 등 대규모 국책 복지 사업이 하나 둘 실행에 옮겨지면서 이에 필요한 막대한 재원 분담 방법을 놓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충돌하는 상황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디폴트(파산)’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현재 수준의 지방세수와 국고보조만으로는 소요 예산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부는 지난해 지방소비세 전환율과 국고보조율 등을 올려준 만큼, 계산상 재원 마련에 큰 문제가 없음에도 지자체가 지나치게 ‘엄살’을 부린다고 보고 있다.

◇ 지자체 “기초연금에만 4년간 5조7천억 더 들어…복지재정 파산 불가피”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3일 기자회견을 통해 “기초연금·영유아보육 등 과중한 복지비 부담으로 지방 재정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국가 차원의 특별한 재정 지원이 없다면 전국 226개 시군구는 ‘복지 디폴트’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일단 현재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 복지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란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가장 큰 요인은 지난 7월부터 도입된 기초연금이다.

’만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노인들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의 최댓값(단독 노인가구)은 20만원으로, 기존 기초노령연금(약 10만원)의 두 배에 이른다. 따라서 하반기 6개월만 기초연금을 적용해도, 올해 기초노령연금·기초연금 관련 예산은 국비(중앙정부)와 지방비(지자체)를 더해 5조2천1억원으로 불어난다. 이는 작년 예산(4조2천810억원)보다 무려 61.7% 많은 것이다.

증가액과 증가율을 예산 집행 주체별로 나눠보면 중앙정부의 국비는 3조2천97억원에서 5조2천1억원으로 2조원(62%), 지자체의 지방비는 1조713억원에서 1조7천229억원으로 6천516억원(61%) 늘었다.

지자체들은 부동산 경기침체, 취득세 영구인하 등으로 세입 여건이 나쁜 상황에서, 올해 갑자기 6천억원 넘게 늘어난 재원을 마련하기 버겁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2017년까지 4년 동안 추가로 필요한(2013년 대비) 5조7천억원도 마련할 자신이 없다며 정부의 추가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이미 한 차례 중앙정부-지자체 간 ‘돈 싸움’으로 전면 사업 중단 위기까지 맞았던 ‘만0~5세 전면 무상보육’도 여전히 문제로 남아있다. 지난해부터 본격 시작된 ‘박근혜식 무상 보육’은 간단히 말해 소득 등 계층과 상관없이 만0~5세 아이를 둔 모든 가정에 보육비나 10만~20만원의 양육수당 가운데 적어도 하나를 지원하는 형태다. 여기에 필요한 보육비·양육수당도 정부와 지자체가 나눠내는데, 올해는 정부가 마련한 4조5천445억원에 맞춰 지자체도 모두 2조3천945억원을 마련해야 하는 형편이다.

◇ 정부 “지방소비세·국고보조율 인상으로 지자체 10년간 3조2천억 여력…추경으로 해결해야”

이에 대해 정부는 기본적으로 지자체들이 애초 올해 복지 관련 예산을 너무 적게 잡았기 때문에, 앞으로 각 지자체가 추경 편성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기초연금 관련, 작년대비 지자체 부담 증가액(6천500억원) 가운데 자연 증가분을 빼고 순수하게 기초연금 도입만으로 추가된 부분은 4천억원 정도”라며 “(추경 편성 계획 등을) 파악한 바로는 대부분 지자체가 예산을 확보할 여력이 있다”고 반박했다.

더구나 기초연금 예산을 짜는 단계부터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을 고려, 노인 인구 비중 등에 따라 국고 보조율을 40~90% 범위에서 차등 적용한 만큼 기초연금 때문에 ‘디폴트’를 운운할 만큼 급한 사정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재정 상황이 취약한 지자체에 대해서는 최대 기초연금 재원의 90%까지 중앙정부가 지원하는데, 현재 전체 지자체의 32%(72개)의 국고 보조율이 90%에 이른다”고 부연했다.

다만 정부는 각 지자체의 추경 예산이 집행될 때까지 시차가 있는 만큼, 당장 기초연금 지급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중앙정부가 지자체에 연말까지 보조할 예산을 미리 앞당겨 지원할 예정이다.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도 “기초연금 예산은 중앙정부가 돈을 이미 다 내려 보냈다”고 밝혔다.

무상보육 관련 예산 역시, 작년과 비교해 올해 국고 보조율이 ▲ 서울 25%→45% ▲ 이외 지방 55%→75%로 각각 15%포인트(P)씩 인상된 만큼 지자체가 감당하기에 큰 무리가 없다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고보조율 인상과 함께 4세 보육료가 올해부터 중앙정부가 내려 보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충당되는 만큼, 결과적으로 지난해보다 1조2천억원 정도 국고 보조가 늘어난 셈”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부는 무상보육 국고 보조율 인상뿐 아니라, 작년말 마련된 ‘중앙-지방간 재원 조정 방안’이 차례로 실행에 옮겨지면, 지자체의 복지 관련 예산 여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정부가 부가가치세 가운데 지방소비세로 넘겨 주는 비율(전환율) 인상(5%→11%), 분권 교부세 3개 사업(장애인·정신·양로시설) 국고 환원, 지방소득세 개편 등 약속된 방안들이 추진되면 앞으로 10년 동안(2014~2023년) 3조2천억원의 재원 이전(중앙정부→지자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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