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철강사 vs 건설사 철근값 인상 ‘줄다리기’

‘불황’ 철강사 vs 건설사 철근값 인상 ‘줄다리기’

입력 2012-09-11 00:00
수정 2012-09-11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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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제강)업계와 건설업계가 철근값 인상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철근을 만드는 철강사들이 가격을 인상하려는 이유나, 철근을 써야 하는 건설사들이 도리어 인하를 주장하는 사연 모두가 그럴 듯하다. 철강과 건설업은 산업계에서 대표적으로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업종의 가격을 둘러싼 다툼은 한치의 양보도 없이 전개되고 있어 산업계 안팎의 우려를 낳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근시장의 32.1%를 장악하고 있는 현대제철은 9월 철근값을 t당 80만 5000원에서 83만 5000원으로 3만원(고장력 10㎜ 기준)을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동국제강, 한국철강, 대한제강 등 전기로를 사용하는 나머지 6개사도 지난 2일 인상안을 내놓았다.

철강업계는 전기요금이 예년보다 큰 폭인 7.5% 인상되고, 수입산 철스크랩(고철)값이 일본산(H2 기준)의 경우 지난달 t당 500~1000엔가량 올랐기 때문에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철강업계는 전기요금 7%대 인상이 제품 가격에 t당 6000원가량의 인상요인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철강업계는 앞서 건설업계의 요구를 반영해 지난 3월 84만 1000원에서 현재까지 가격을 꾸준히 내렸다고 주장한다. 5월 가격협상의 경우 4월 83만 5000원보다 1만원 내린 82만 5000원에 합의했고, 6월에는 2만 5000원 인상을 추진했다가 결국 동결했다는 것이다.

반면 건설업계는 수년째 건설경기가 바닥 수준인데, 건설비(아파트 기준)의 약 10%를 차치하는 철근의 가격을 올리면 중소업체들은 아예 살아남기 힘들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특히 국제 철스크랩 가격이 올랐다고 하지만 가격이 저점이던 6~7월에 일괄구매한 원자재로 제품이 만들어졌는데, 이를 현재 시세에 맞춰 인상 요인에 반영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상할 게 아니라 도리어 3만원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설업계는 특히 철강사들이 철근값 인상안을 먼저 발표해 놓고 중간 유통업체들이 재고분을 사재기하도록 유도함으로써 건설사와의 가격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의도라고 의심하고 있다. 이정훈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장은 “철근값 협상을 염두에 둔 꼼수여서 대형 건설사들은 이미 해외업체로부터 철근을 수입하는 구입선 다변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철강사와 건설사의 9월 협상은 이번 주에도 타협점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철강사들은 최근 중국산 철근값이 오르기 시작했고, 8월에 이어 9월에도 추석연휴 등의 이유로 조업일수를 줄여 공급에 여유가 없는 만큼 가격협상에서는 유리할 것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는 12일 건설회관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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