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눔 NEWS]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찬반 논란

[생각나눔 NEWS]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찬반 논란

입력 2012-02-17 00:00
수정 2012-02-17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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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감시 기능 강화” vs “관치 통로 악용될라”

하나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요청과 최태원 SK 회장의 하이닉스반도체 사외이사 선임 등을 계기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당한 주주권 행사라는 주장과 관치(官治)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엇갈린다. 전자는 건전한 경영 감시를, 후자는 경영 간섭을 내세운다.

국민연금이 지분을 많이 보유한 회사에 사외이사를 파견해야 한다는 주장은 2010년 ‘신한금융사태’ 때부터 힘을 얻기 시작했다. 최고경영자(CEO)들의 권력 다툼이 심화되자 주가가 급락했고, 국민연금은 약 47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됐다.

전광우 국민연금 이사장은 16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신한금융에 사외이사를 파견하고 있었다면 생산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겠지만 그러지 못했다.”면서 “정당한 주주권 행사 차원에서도 사외이사 파견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상장사로는 처음 하나금융이 사외이사 파견을 요청해 온 만큼 추천 절차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해 시장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그동안 사외이사를 경영진이 뽑거나 우호적인 사람들로 채우다 보니 ‘거수기’에 그친 측면이 없지 않았다.”면서 “국민연금에서 사외이사를 파견한다면 경영감시 기능이 강화될 수 있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장도 “일본 주주들은 다 주주권 행사를 하고 있고, (경영진도) 주주들 눈치를 보는데, 대한민국 국민이 기탁한 국민연금은 주주권 행사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면서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가 시작됐을 때 찬반 논쟁이 있었지만 선진 자본주의로 가려면 반드시 겪어야 하는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국민연금의 독립성이 아직 보장되지 않아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만만찮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민연금이 청와대나 보건복지부 등 정부의 외압에 밀려 낙하산 인사를 (사외이사로) 앉힌다면 주주권 행사의 의미가 흐려진다.”면서 “국민연금 공사 설립, 운용위원회 분리 등을 통해 독립성을 먼저 확보한 뒤 주주권 강화를 추구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성 교수는 “국민연금이 파견한 사외이사는 무보수로 하는 등 견제 장치를 만들면 ‘낙하산’ 소지를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국민의 미래 소득을 담보로 한 돈을 투자하기 때문에 모든 의사결정을 국민 손실 최소화라는 측면에서 접근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렇게 되면 기업의 장기 투자나 공격 투자가 어려워질 수 있고, 거꾸로 일시적인 경영난에도 거액의 투자금이 곧바로 빠져나가 타격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나금융과 달리 KB금융과 우리금융이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파견에 대해 “전혀 요청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긋는 이유다. 전 이사장은 “하나금융에 국민연금이 추천한 사외이사가 모범적인 선례가 된다면 자연스럽고 자발적으로 다른 상장사에도 사외이사 파견이 확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런 면에서 제대로 된 사외이사 파견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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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7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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