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하이닉스 인수 전격 포기

STX, 하이닉스 인수 전격 포기

입력 2011-09-20 00:00
수정 2011-09-20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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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경제 불확실성·年 수조원대 설비투자 부담”

STX그룹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추진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매년 수조원에 달하는 설비투자 부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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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유효경쟁을 통한 하이닉스 인수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 하이닉스 매각 작업이 상당 기간 표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STX, 모험하기 쉽지 않았을 것”

STX는 19일 세계경제의 불확실성과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부담을 이유로 하이닉스 인수 추진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STX는 “최근 새롭게 야기된 유럽발 금융위기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농후하고, 하이닉스의 낸드 및 비메모리 등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상당 기간의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해 향후 경영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STX는 중동 국부펀드와의 컨소시엄에 대한 최종 합의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도 인수 추진 중단의 이유로 들었다.

STX는 “하이닉스 인수 추진 중단에도 불구하고 향후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에 능동적, 안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면서 “기존 그룹의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해외자본 유치는 계속 추진,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STX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예비실사 결과) 인수를 했을 때 부정적인 면이 많이 부각됐다.”면서 “최근 대외적인 악재들이 비즈니스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데다 악재가 증폭될 수 있어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 등 글로벌 재정 위기와 더불어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 등 국내 사정도 녹록지 않은 상태”라면서 “하이닉스 노조 역시 STX의 인수를 사실상 반대하는 데다 그룹의 연결기준 부채 비율이 400%를 넘어가는 상황에서 STX가 모험에 뛰어드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SKT “매각 일정대로 진행돼야”

SK텔레콤이 인수 후보로 여전히 남아 있지만 STX의 하차에 따라 하이닉스의 주인 찾기는 상당 기간 지연될 공산이 커졌다.

하이닉스 매각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진 사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유효경쟁이 안 되면 (하이닉스 매각추진이) 힘든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유효경쟁이 가장 바람직한 대안이지만, 깨졌으니 법률자문을 받고 다시 협의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는 유재한 전임 사장이 지난 6월 “하이닉스 매각 입찰에 한 곳의 입찰자만 참여할 경우 2~3주의 입찰기한 연장을 추진하고, 그래도 다른 입찰자가 나서지 않으면 단독 입찰자와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면서 매각 강행 의사를 밝힌 것과 온도차가 나는 것이다.

현행법은 유효경쟁을 ‘선호’하고 있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국가계약법)에 따르면 입찰 참여자가 복수 구도로 형성되지 않으면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입찰이 자동 무산된다. 지난달 17일 우리금융 매각 당시에도 MBK파트너스 한 곳만 입찰제안서를 냈다는 이유로 입찰 자체가 무산됐다. 단, 예외적으로 2~3주 동안의 시차를 두고 재입찰을 받았는데도 참여자가 한 곳밖에 없을 때에는 이 참여자와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죽을 쑤고 있는 증시 역시 부담이다. 8월 초까지만 해도 2만 8000원 수준이던 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2만 1000원까지 주저앉았다. 주가 하락은 곧 매각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

한 채권기관 관계자는 “채권단과의 내부 조율을 거쳐 조만간 입찰시행 여부와 방법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매각 일정이 차질 없이 진행되기를 희망한다.”면서 “반도체 전망 등을 면밀히 살핀 뒤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닉스 주식관리협의회(채권단)는 매각 조건과 평가 방식을 담은 매각 요강을 20일 확정한다고 밝혔다. 당초 19일까지 채권단 소속 금융기관에 매각 요강과 관련된 서면동의서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하루가 늦춰졌다.

이두걸·홍희경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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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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