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도 부동산이 골치…건설현장 또 찾은 김정은

입력: ’21-04-01 16:22  /  수정: ’21-04-01 16:23
공개 활동 늘린 김정은..주택 건설로 성과 강조

심각한 경제난..美 새 대북정책 전 민심 다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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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평양 주택건설 현장 또 시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1일 평양 시내 보통강 강변의 주택건설 현장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주택 조감도를 보며 당 간부들에게 지시하고 있다. 2021.4.1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의 주택 건설 현장을 시찰한지 일주일도 안 돼 또 방문하는 등 주택 건설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새 대북정책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대외 문제 보다 민생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심각한 경제난 속에서 악화된 민심을 다독이고 한시라도 빨리 경제 분야의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1일 김 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비서들과 평양의 보통강 강안 다락식(계단식) 주택 건설 공사장 현지를 돌아봤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6일 평양 주택단지 시찰 보도가 나온지 6일 만의 재방문이다. 이날 시찰한 부지는 주변에 노동당 청사, 만수대의사당, 인민문화궁전, 관사 등 당 주요 시설이 밀집한 지역으로, 고급 주택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800세대 다락식 주택구 건설은 새로운 형식의 주택들로 도시의 면모를 일신하고 인민들에게 발전된 생활환경과 조건을 제공해주려는 당 중앙의 구상과 의도가 담겨 있는 대상 건설”이라며 “불같은 헌신과 완강한 실천으로 당의 원대한 수도건설 정책을 관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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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3일 수도 평양에 주택 1만세대를 짓는 착공식에 참석해 연설했다고 조선중앙TV가 24일 보도했다. 착공식에 참석한 건설노동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는 김정은 위원장. 2021.3.24
조선중앙TV 화면
김 위원장은 초특급 비상 방역 상황 속에서도 지난 1~3월 사이 총 35회 공개 활동을 하는 등 최근 들어 공개 활동을 대폭 늘리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지난해 같은 기간(14회)과 비교하면 2.5배 늘었다.

1~2월엔 제8차 당대회와 최고인민회의, 당 전원회의 등이 열리면서 주로 정치 활동으로 모습을 나타냈다면, 이달부터는 민생 분야에 대한 관심을 두드러지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23일 평양의 살림집(주택) 착공식 참석을 시작으로 연이은 주택 건설 현장 방문은 김 위원장이 이 분야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올해 평양에 1만 세대, 2025년까지 총 5만 세대의 주택을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한편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곧 내놓을 대북 정책에서도 제재 완화 등을 기대하긴 힘들 것으로 예측되면서 자력갱생으로 버티기 위해 민심을 미리 다독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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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3일 수도 평양에 주택 1만세대를 짓는 착공식에 참석해 연설했다고 노동신문이 24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 수도건설역사에 또 하나의 뜻깊은 이정표를 새기는 영광을 지니게 된다”고 강조했다. 2021.3.24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통일부 관계자는 “당대회와 경제발전 5개년 계획에서도 주택 건설과 건자재 분야만 구체적 수치를 제시하는 등 인민 생활을 향상시키기 위해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주택 건설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와 국제사회의 인권 비판 등 여러 가지 대외적 이슈에도 불구하고 민생 현장 지도에 나선 것은 국내 문제와 대외 문제를 분리하겠다는 의미”라며 “민생에 직결되는 사업은 직접 챙기고, 대외 문제는 결과가 나오는 대로 입장을 표출하며 여론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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