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동의 필요없어 극단적 후보자 추천·신상털기 악순환”

“국회 동의 필요없어 극단적 후보자 추천·신상털기 악순환”

입력 2014-06-30 00:00
수정 2014-06-30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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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청문회 개선’ 국회 보고서

국무총리 후보자의 잇따른 낙마 이후 여야가 국회 인사청문회제도 개선을 놓고 대립하는 가운데 최근 국회 사무처가 “장관 임명도 국회 동의를 받아야 관련 논란이 줄 것”이란 취지의 제도 개선 연구용역 보고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국회 사무처의 ‘인사청문회제도 개선을 위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 10년간 실시된 청문회는 총 117건이다. 이 중 총리 후보자 청문회는 8건으로,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것은 이명박 정부 때 김태호 후보자가 유일하다. 장관 등에 대한 청문회는 총 109건으로 85건은 보고서가 채택돼 임명됐다. 특히 국회에서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았음에도 노무현 정부는 3명, 이명박 정부는 16명의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했다.

보고서는 이같이 청문회를 무시한 임명 강행이 현행 제도의 ‘근본 문제’라며 “이 때문에 대통령과 국회는 상대를 고려하지 않는 ‘협상 없는 협상 게임’을 벌인다”고 분석했다. 국회와의 협상이 필요 없기 때문에 대통령은 야당과의 타협을 고려하지 않는 극단적인 후보자를 추천하고, 이에 맞서 야당은 낙마 여론을 부추기기 위해 흠집내기식 ‘신상털기’에 매달린다는 것이다. 이에 보고서는 청문회의 합리화를 위해 “61명에 달하는 대상을 줄이되 결과를 대통령이 반드시 반영하도록 제도 개선을 고려해 한다”고 결론 내렸다.

보고서는 또 미국은 29개 영역으로 구성된 ‘국가안보직위질문서’ 등 여러 개의 표준 질문서가 있지만 우리나라의 ‘고위공직 예비후보자 사전 질문서’는 9개 영역으로 그나마도 대부분 문항이 ‘예, 아니오’로 답하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질문서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사전에 도덕적 검증을 끝내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도덕성을 지나치게 강조한 반면 정책 청문회는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국회 사무처가 한국의회발전연구회에 맡겨 3개월간의 연구를 거쳐 지난해 말 발간한 것이다. 여야가 청문회 제도를 두고 격돌하기 직전에 국회 사무처에서 당리당략과 무관하게 제도 개선을 위해 내놓은 연구 보고서라는 점에서 여야의 대립 국면에 발전적인 논점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구에 참여한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야당이 다수당일 때 임명동의안 통과율이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며 “대통령이 인선에서 야당과 협의·조정하는 노력을 더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관 임명도 국회 동의가 필요하게 되면 사전 협의 가능성이 커지고 야당도 합법적 임명 저지가 가능해 지금처럼 여론으로 혼란을 키우는 일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새누리당은 청문회 제도 개혁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이번 주부터 본격 가동한다. 여야는 당장 30일 원내대표 주례 회동에서 이 문제로 격돌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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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4-06-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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