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北 핵탄두 탑재능력 꾸준히 고도화…가상화폐 3억弗 해킹해 비용 마련”

입력: ’21-04-01 21:28  /  수정: ’21-04-02 01:59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 보고서
풍계리 핵실험 갱도 여전히 인력 유지
정유제품 수입도 안보리 상한선 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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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 주택건설 예정지 찾은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1일 평양 보통강 강안의 다락식 주택건설 예정지를 찾았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주택 조감도를 보며 당 간부들에게 지시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핵·미사일을 꾸준히 고도화했으며, 비용 마련을 위해 가상화폐 거래소와 금융기관 등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지속해 왔다고 31일(현지시간) 공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패널 보고서가 밝혔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모든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실을 능력을 갖췄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전문가 패널은 북이 지난해 여러 차례 열병식에서 선보인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체계를 그 근거로 들었다. 지난해 7월 이후 지속적인 활동이 포착된 신포 해군 조선소는 비밀 선박 계류장이 SLBM과 관련됐을 수 있다. 북이 2018년 폭파한 풍계리 핵실험 갱도는 여전히 인력이 유지되고 있었고, 영변 핵단지 우라늄 농축시설도 가동 중이었으며 실험용 경수로도 계속 건설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북한의 제재 회피 수법 및 실태도 자세히 소개했다. 북한은 정찰총국을 통해 2019~2020년 11월 3억 1640만 달러(약 3500억원)어치의 가상 자산을 훔쳤다. 지난해 9월 한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2억 8100만 달러를 탈취한 해킹 사건은 조사 중이다. “공격 매개체와 불법 수익 세탁 방식 등이 북한과의 연계를 강하게 시사한다”고 했다. 훔친 가상화폐는 중국 내 비상장 가상화폐 거래소들을 통해 실제 화폐로 돈세탁됐다. 2019년 9월에는 250만 달러어치의 알트코인을 해킹한 뒤 중국 내 비상장 거래소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으로 환전하기도 했다.

전 세계 방위산업체들에 대한 공격은 “2020년의 분명한 트렌드”였다. 정찰총국과 연계된 라자루스, 킴수키 등 해킹 조직 등이 이스라엘 방산업계를 공격한 것도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미 수사당국에 의해 공개된 북한 해킹팀 ‘비글보이스’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활용해 불법 인출, 가상화폐 거래소 공격 등으로 20억 달러가량을 탈취하려 했다. 합작회사의 해외 계정, 홍콩 소재 위장회사, 해외 은행 주재원, 가짜 신분, 가상사설망(VPN) 등도 불법 수익의 통로다.

북이 지난해 1~9월 121차례에 걸쳐 들여온 정유제품은 안보리 결의로 정한 수입 상한선을 크게 초과했다. 공해상에서 이뤄지는 ‘선박 대 선박’ 환적 방식보다 대형 유조선, 바지선으로 남포항 등 북한 영토까지 실어 나르는 직접 운송이 많이 늘었다. 지난해 10월 북한 영해에서 포착된 1800t급 어선 ‘린유연0002’는 아예 태극기와 중국 국기를 함께 게양하고 있었다. 한국 당국은 이 배는 어선 등록도 되지 않았고, 입·출항 기록도 없다고 회답했다. 정유제품 밀수로 여러 차례 적발된 ‘뉴콩크’호는 ‘무손 328’호로 둔갑하기도 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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