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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북 발사체 “한미 압박이 아니라 저비용 고효율 재래식 전력 과시”

입력: ’19-11-29 10:57  /  수정: ’19-11-2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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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국방과학원에서 진행한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28일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는 연발 사격 시간이 대폭 단축돼 무기체계로서의 특성은 갖췄으나 정확도나 위력, 야전 운용 성능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29일 초대형 방사포가 이동식발사차량(TEL)에 탑재된 발사관에서 점화되어 솟구치는 사진을 공개했다. 전날 오후 4시 59분쯤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발사된 두 발은 정점고도 97㎞로, 380㎞를 비행해 동해 바다에 떨어졌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4개 발사관 가운데 뒤쪽 두 줄의 발사관에서 순차적으로 두 발이 발사됐다. TEL은 세 축 바퀴가 달린 대형 트럭으로, 앞부분과 뒷부분에 각각 고정 지지대 넷을 설치했다. 발사 충격으로 TEL이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한 것이다.

이번 시험 사격은 8월 24일, 9월 10일, 10월 31일에 이은 네 번째다. 이번에 두드러진 점은 연속 발사 시간을 크게 줄인 것이다. 1차 17분, 2차 19분, 3차 3분이었는데 이번에는 30초로 줄였다.

다만 미국의 227㎜ 다연장로켓이 5초, 중국의 400㎜급 대구경 다연장 로켓은 6초가량이어서 이들 무기체계와 비교하면 기술 수준은 아직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김동엽 경남대 국제문제연구소 교수는 올해 공개된 신형 무기 넷(① 북한판 이스칸데르, ②신형전술유도탄 소위 북한판 에이태킴스 8월 10일(함흥), 같은 달 16일(통천), ③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 7월 31일(갈마), 8월 2일(함남 영흥) ④초대형방사포) 중에 북한판 이스칸데르와 초대형방사포가 완성되어 실전 배치되거나 곧 그 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김정은 위원장이 다시 참관에 나선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9월 10일 초대형방사포 발사에 김정은 위원장이 참관하고 10월 2일 잠수함발사미사일(SLBM)과 10월31일 초대형방사포 발사에는 김 위원장이 참관하지 않다가 다시 참관에 나선 것의 의미를 따져야 한다고 했다. 지난 10월 2일 SLBM과 같은 달 31일 초대형방사포 발사가 개발 중간단계 시험이고 이번 발사가 최종 시험 발사이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는 신형 무기 개발 초기에도 참관을 해왔다는 점에서 단순화시킬 수 없다고 했다.

이번에 북한의 보도를 보면 지난 7월 25일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발사한 후 기사분량이나 사진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북미 대화를 위해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김 교수는 북미협상에 대한 기대를 접고 일정 부분 새로운 길로 대외정책방향을 설정한 상황에서의 긴장감과 결연한 의지가 표출된 것이라고 봤다.

그런 점에서 이번 보도에 나온 “당의 전략적 구상”이라는 표현이 지난달 16일 김정은 위원장의 백두산 등정 보도에 나온 “우리 혁명이 한걸음 전진될 웅대한 작전”이란 말과 겹쳐진다고 했다. 당의 전략적 구상은 “경제중심의 새로운 전략노선+새로운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교수는 “병진노선을 내려놓고 경제에 매진하면서도 필요한 방위력이라는 점에서 인민을 안심시키고 군심 이반을 차단해 내부체제를 결속하는” 방편으로 가장 적은 비용에 효율은 높은 재래식 무력의 현대화를 꾀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것이 올해 쏘아올린 신형 네 세트라고 본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북한이 뭘하든 한미압박이라고 퉁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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