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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文대통령 진정성 이해하지만 김정은 부산 나가야 할 이유 못 찾아”

입력: ’19-11-21 15:38  /  수정: ’19-11-21 15:38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오는 25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초청하는 친서를 보냈다는 사실을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1일 공개했다. 하지만 참석하긴 어렵다고 거절했다.

그러면서도 “진정성” “고뇌와 번민” “곡진한 기대가 담긴 초청” 등의 표현을 동원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성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모든 일에는 때와 장소가 있는 법이다’ 제목의 기사를 통해 “지난 11월 5일 남조선의 문재인 대통령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께서 이번 특별수뇌자회의(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해주실 것을 간절히 초청하는 친서를 정중히 보내왔다”고 밝혔다. 이어 “친서가 국무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진정으로 되는 신뢰심과 곡진한 기대가 담긴 초청이라면 굳이 고맙게 생각하지 않을 까닭이 없다”면서도 “남측의 기대와 성의는 고맙지만 국무위원회 위원장께서 부산에 나가셔야 할 합당한 이유를 끝끝내 찾아내지 못한데 대해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통신은 또 “이 기회라도 놓치지 않고 현 북남관계를 풀기 위한 새로운 계기점과 여건을 만들어보려고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고뇌와 번민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그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가 온 후에도 몇차례나 국무위원회 위원장께서 못 오신다면 특사라도 방문하게 해달라는 간절한 청을 보내온 것만 보아도 잘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흐려질 대로 흐려진 남조선의 공기는 북남관계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며 남조선당국도 북남 사이에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의연히 민족 공조가 아닌 외세의존으로 풀어나가려는 그릇된 입장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엄연한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무슨 일에서나 다 제시간과 장소가 있으며 들데,날데가 따로 있는 법”이라며 “모처럼 찾아왔던 화해와 협력의 훈풍을 흔적도 없이 날려 보내고 있는데도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못하고 있는 남조선당국이 종이 한장의 초청으로 조성된 험악한 상태를 손바닥 뒤집듯이 가볍게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보다 더한 오산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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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엔아동권리협약 채택 30주년을 맞아 북한 어린이 기념모임이 20일 만경대학생소년궁전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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